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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30평형대 입성 값은

조인스랜드

입력

서울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32∼34평형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값은 얼마나 될까. 올 들어 재건축 아파트값이 치솟아 강남권 아파트에 입성하는 비용이 늘어났다. 조합원 물량의 경우 입주가 3년 이상 남았는데도 추가부담금(조합원이 추가로 내는 중도금)을 합치면 9억원이 들어가는 단지도 있다.

지역별 가격 역전현상도 눈에 띈다. 송파구 잠실지구의 경우 추가부담금을 더한 30평대 조합원 분양권 값이 7억6000만원을 넘는 단지도 있다. 이는 입주를 1년 정도 앞둔 강남 청담ㆍ도곡지구의 역삼동 분양권 값과 비슷하거나 되레 높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주거 선호도에 따라 값이 결정되겠지만 추가부담금 등을 따지면 조합원 분양권 값의 ‘거품 정도’를 비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스트알 김우희 상무는 “추가부담금 등을 셈하지 않고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하는 ‘묻지마 투자자’가 의외로 많다. 입주시기ㆍ금융비용을 감안해 저평가된 곳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지별로 비교한 30평대 입성 비용=관리처분(평형 배정ㆍ조합원 부담금 등을 결정하는 절차)이 끝난 아파트를 살 때는 추가부담금을 꼭 알아봐야 한다. 조합이나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관리처분 이전 단계인 아파트는 대지 지분(조합원들이 갖고 있는 땅의 지분)ㆍ신축 용적률(바닥면적 대비 총 건축면적) 등을 보면 부담금을 대략 예상할 수 있다.

잠실지구의 30평대 조합원 분양권 값은 6억5000만∼7억6000만원이다. 잠실지구는 주공1단지를 뺀 2ㆍ3ㆍ4단지는 조합원 물량의 동호수 추첨이 끝났고, 일반분양도 마쳤다. 잠실시영도 곧 분양 예정이다. 따라서 이들 단지는 대부분 조합원 부담금이 나와 있다.

33평형 잠실주공2단지 13평짜리 조합원분을 구입한다고 치자. 매입비 6억5000만원에다 추가부담금 1억1000만원을 내야 하므로 지금 시점의 33평형 투자비는 7억6000만원이다. 잠실주공2단지의 경우 33평형 평균 부담금은 8900만원이지만 15층 이상은 1억1000만원 선이다.

조합원분은 초기 구입비가 커 2008년 입주 때까지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투자비는 더 늘어난다. 현지에서는 현 시세로 구입할 경우 실거주 목적을 제외하고 투자 수익만 따진다면 입주 시점에 33평형 매매가가 9억원 이상이 돼야 이자와 물가상승률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잠실주공5단지 잠실공인 최명섭 사장은 ”최근 구입자들은 실거주 목적이 많은데, 입주 때 33평형 가격의 손익 분기점을 9억원 정도로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잠실시영의 경우 잠실지구의 비슷한 평형에 비해 대지지분이 조금 작아 시세가 낮게 형성돼 있다. 잠실시영 13평형의 경우 대지지분 13.8평짜리는 현재 시세와 부담금을 합치면 15층 이상 33평형에 입주하는 비용은 6억3000만∼6억9000만원이다. 이 또한 금융비용은 감안하지 않은 현 시점의 명목상 투자비다.

반포지구는 주공2ㆍ3단지가 사업승인을 받았는데, 주공2단지 18평형을 구입해 33평형 새 아파트에 입주할 경우 4400만원을 돌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반포주공3단지 16평형을 사서 33평형을 배정받는다면 5000만원 정도를 환급받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현재 매매가인 7억2000만(주공2단지 18평형)∼8억원(주공3단지 16평형)에서 환급 예상금액을 빼면 투자비가 나온다.

다만 반포지구는 관리처분이 확정되지 않아 부담금이나 환급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반포주공3단지의 경우 올해 초 관리처분을 할 때는 18평형 조합원이 33평형을 배정받을 경우 1억원 정도를 돌려받는 것으로 돼 있었으나 최근 개발이익환수제 적용으로 임대주택 10%를 짓게 돼 환급 금액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상황에 놓였다.

반포주공3단지 S공인 관계자는 “최종적인 관리처분 결과가 나올 경우 30평형대는 환금 금액이 알려진 것보다 더 줄어들고, 40평대 이상의 부담금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신규 구입할 경우 투자비가 늘어날 것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중층(10∼15층)아파트가 모여 있는 고밀도지구의 경우 추가부담금을 더한 30평대 입성 비용이 더 들어간다. 잠원동 한신 신반포5차의 33평형 호가가 6억4000만원 이상인데, 같은 평형의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2억원의 부담금을 더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총 구입비용은 8억5000만원 선이다.

잠원동 K공인 관계자는 “2월 말 35층으로 건축심의가 난 뒤 급등했지만 3∼4년 뒤 입주한다고 치면 투자금액이 만만찮다. 관리처분 단계에서 부담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사중인 서초동 롯데캐슬 옆 서초동 삼호2차의 경우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한 뒤 호가가 올랐는데, 31평형이 5억8000만∼6억4000만원을 부른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기존 31평형 보유자가 새 아파트 33평형을 신청할 경우 추가부담금이 1억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하지만 재건축 전문가들은 관리처분 단계에서 부담금이 이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남구 개포지구는 여러 분석이 나온다. 사업 초기 단계여서 추가부담금을 잡기 어렵다. 현지에서는 저밀도지구보다 70% 이상 낮은 200% 이하의 용적률로 신축하므로 개포주공 13평형을 사서 33평형 새 아파트를 배정받을 경우 2억∼3억원의 추가부담금을 내야 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대지지분이 큰 편이고, 주변 아파트값이 비싸 예상 부담금을 1억5000만∼2억원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개포주공1단지 13평형을 5억1000만원에 구입한다면 부담금을 얼마로 잡느냐에 따라 33평형 투자비는 6억6000만∼8억1000만원으로 큰 차가 난다. 개포지구는 사업 초기단계여서 금융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은 새겨둬야 한다.

고덕ㆍ둔촌지구, 가락시영 등은 아직 조합설립인가나 안전진단 등 초기 단계여서 부담금이 얼마나 나올지 알기 어렵다. 부담금은 건축심의와 사업승인을 거쳐 관리처분 단계에 가야 윤곽이 나온다. 다만 대지지분이나 용적률, 주변 시세를 종합하면 개략적인 부담금 수준은 알 수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도 이에 관한 정보를 구할 수 있는데, 부담금은 초기에 알려진 것보다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신규 투자한다면 유의할 것은=사업추진이 느린 재건축 단지는 추가부담금 이외에 ‘규제 리스크’를 짚어야 한다. 규제가 많으면 사업 기간이 길어지고, 부담금ㆍ금융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5층 이하지만 저밀도지구에 속하지 않은 개포ㆍ고덕ㆍ둔촌지구와 가락시영 등은 입지 여건은 좋지만 개발이익환수제ㆍ중소형 건립 의무비율ㆍ일반분양분 후분양제를 모두 적용받는다. 새로 짓는 아파트 중 25%는 임대주택을 넣어야 하고, 전체의 60%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로 지어야 한다.

게다가 저밀도지구와 달리 대부분 2종 일반주거지역이어서 신축 용적률이 저밀도지구보다 50∼70% 정도 낮다. 그만큼 개발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이런 아파트는 일반분양 가격이 투자가치를 가늠하는 잣대다. 청약통장 가입자들에게 분양가를 많이 받으면 조합원들은 부담금을 덜 내게 되기 때문이다.

시공사와 조합은 개포ㆍ둔촌지구 등은 위치가 좋고, 주변에 타워팰리스ㆍ올림픽선수촌 등 강남 지역 최고가 아파트가 많아 규제 강화에 따른 손실을 입지여건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정부가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를 예의 주시하고 있어 값을 마음대로 올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잠실 등 사업 추진이 빠른 단지는 주변 지역과의 가격 비교가 필요하다. 투자 위험이 적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가 몰려 입주 시점의 시세가 분양권 값에 미리 반영된 경우도 꽤 있다. 이런 단지는 분양권 값이 한동안 오르지 않거나 일시적으로 내릴 수도 있으므로 매매 시점을 서둘러 잡을 필요가 없다.

조인스랜드컨설팅 백준 사장은 “잠실지구의 경우 입주가 3년 이상 남은 분양권이 강남ㆍ서초구에서 1년 안에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보다 값이 비싼 경우도 있어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고밀도지구도 걸림돌이 많다. 늘어나는 용적률이 적어 조합원 부담금이 많이 나오는 데다, 초고층 재건축도 실현 가능성이 작다. 정부 의지를 볼 때 30∼35층이 재건축 층높이의 한계일 것 같다.

부동산개발업체 로쿠스 서효진 사장은 “초고층 재건축 기대감으로 호가가 뛴 압구정동ㆍ잠원동 등의 중층 아파트는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성만 본다면 눈높이를 낮춰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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