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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하는 영어수업(TEE)의 달인을 찾는다] YBM TEE AWARD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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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의 하나인 ‘TEE 인증제’가 서울을 시작으로 올해 전국으로 확대 실시됐다. TEE(Teaching English in English)는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으로, 활동 중심의 수업을 함으로써 영어 사용 기회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지난 11일 ‘TEE 달인’에 도전하는 전국 초·중·고 교사들이 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에 모였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린 ‘YBM TEE AWARDS’ 결선에서 영어 수업의 달인을 가리기 위해서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YBM 주최로 열린 교사들의 ‘영어 수업 경진대회’에서 박성식 교사가 가정법 구문을 힙합 리듬에 담아 수업해 중등부 대상을 받았다. [김경록 기자]

어려운 문법·작문 노래와 게임으로 즐겨

“I’d learn to play guitar(나는 기타를 배우고 싶어요).” “I’d buy a motorbike(나는 오토바이를 사고 싶어요).”

교실 안에 신나는 힙합 노래가 흘렀다. 선글라스를 낀 교사와 힙합 모자를 눌러 쓴 학생들이 영어 문장으로 가사를 만들어 랩을 했다. 모두 일어서 힙합 리듬에 맞춰 제스처까지 하다 보니 금세 이마에 땀이 맺힌다. 영어 수업 현장이라기보다 힙합 노래를 부르는 ‘힙합 콘서트’ 분위기다.

이번 대회에서 중등부 대상을 받은 경기도 경화여고 박성식 교사의 수업 시연 모습이다. 1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결선에 오른 교사들은 이날 학생들과 실제 수업을 하며 학습 지도안과 수업 자료를 공개했다.

이날 박 교사의 수업 주제는 고교 필수 영문법 중 ‘가정법’. 그는 “다소 까다롭고 어려운 문법을 즐거운 힙합 노래로 접근해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영문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예시문을 힙합 노래의 가사로 만들고, 노래를 하며 문장을 익혔다. 힙합은 박자와 리듬이 반복돼 영어 학습에 적합하다는 게 박 교사의 말이다.

경기도 반월중학교 이지현 교사는 수동태를 게임으로 가르쳤다. 보물찾기 게임은 학생들이 교실에서 보물을 찾은 뒤 교사가 가진 단어와 맞바꾸며 과거 분사를 맞추는 식이다. 스내치 게임은 제시한 사진을 보고 알맞은 문장을 잽싸게 고르는 놀이다. 게임에 푹 빠진 학생들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이 교사는 “학생마다 특성이 달라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을 기초로 몸으로 하는 활동과 시각·청각적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거제에서 올라온 연초초등학교 문정숙 교사는 ‘Funny zoo’라는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하며 현재진행형 동사를 익히도록 했다. 목표 단어를 활용해 문 교사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었다. 초등학생 수준에 맞춰 현재진행형 동사가 나올 때 다른 소리를 내거나 이야기 속 장면 그림을 표현하며 현재진행형 문장을 배우는 것이다. 광주 삼각초등학교 김선영 교사는 노래와 활동을 통해 현재진행형의 표현과 sing, make 등 활동을 표현하는 낱말을 익히게 했다.

경기도 봉일천고등학교 최세라 교사는 수학여행 사진을 이용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인 작문을 해결했다. 사진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은 뒤, 머리말과 맺는 말은 교사와 반 학생 전체가 함께 만들었다. 본문은 그룹별로 한 문단씩 작성해 문단을 합쳤다. 최 교사는 “쓰기 수업이지만 말하기·듣기·읽기를 통합한 학습을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 문화 익히며 영어 흥미 유발

초등부 대상의 영예를 안은 대전 정림초등학교 오희전 교사는 직접 손인형을 가지고 역할극을 했다. “지난 주말에 추수감사절 파티에 다녀왔다”는 대화를 듣고 지나간 일을 간단히 묻고 답하는 표현을 익히기 위해서다. 그는 “추수감사절 등 다른 나라 명절에 대해 이해하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바른 생각을 갖게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영미문화권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 유발을 위해 ‘핼로윈’을 소재로 한 수업도 있었다. 대전 중앙중학교 백지원 교사는 스토리텔링으로 핼로윈에 대해 설명했다. “교사가 직접 스토리텔링을 하면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난도를 조절해줄 수 있다”고 백 교사는 설명했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속 핼로윈 파티 장면과 도널드 덕의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장면을 보여주며 다른 나라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경기 냉천초등학교 임지영 교사는 미국 초등학교 교실에서 아이들이 시계에 대해 배우는 것처럼 수업을 구성했다. ‘히코리 디코리 덕(Hickory Dickory Dock)’이라는 노래를 하며 영어권에서 묘사하는 시계소리가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알아봤다. 우리나라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What’s the time Mr. Wolf(늑대 아저씨, 몇 시인가요)?’라는 게임을 하며 공부한 내용을 말로 표현하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경기 학현초등학교 김성환 교사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활용해 초등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켰다. 받고 싶은 선물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말하기·듣기·읽기·쓰기의 기능을 연계한 통합 수업이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말하고 그 가격을 묻고 답하는 활동을 매우 흥미 있어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등장해 주목을 받은 경남 삼현여고 김형곤 교사는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수업을 이끌었다. 역할극을 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는 과정에서 나라별로 선물에 대한 문화의 차이가 어떻게 다른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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