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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진작 속출, 작품선호 다변화 경향

중앙일보

입력

부산 국제영화제가 개막 나흘째로 절정을 맞은 17일 부산은 `영화관객의 바다'로 변했다.

다소 쌀쌀하던 전날과는 달리 전형적인 화창한 가을 햇살이 내려쬐는 가운데 영화제 주요 상영관들이 몰려있는 남포동 극장가는 휴일을 맞아 영화제를 즐기러 온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예매 문화가 어느정도 정착이 되면서 미리 입장권을 구입한 관객들이 많아 예년에 비해서는 극장 입구의 혼잡도가 어느 정도 완화된 바람직한 모습을 보였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총 좌석 29만6천610석 가운데15만8천126석이 예매돼 좌석 예매율 53%를 기록했다.

예매 개시 20분만에 좌석이 완전 매진된 〈거짓말〉을 비롯, 〈쌍생아〉, 〈쇼미 러브〉 등 10개 작품이 예매 첫날 완전매진된 데 이어 34개 작품이 속속 매진되거나 금명간 매진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는 부산 영화제의 유일한 경쟁 부문인 새로운 물결(New Currents) 부문 출품작들에 대한 인기가 두드러지게 높았는 데 〈가을국화〉, 〈컵〉, 〈O-네가티브〉등 총 12개 작품 중 9개가 매진됐다.

아시아 신진 작가들이 출품한 새로운 물결 부문에 대한 인기는 관객들의 선호도가 영어권 영화 중심에서 탈피, 동일 문화권에 있는 아시아 작품들로 옮겨지고 있을나타냈다.

세계 각국 영화들이 선보이는 월드 시네마 부문에서는 해외 유명 영화제 수상작들보다는 슬로베니아의 〈게으른 질주〉, 리투아니아의 〈키네마스〉 같은 다소 생소한 국가의 `무명작'들이 매진 행렬에 가세, 역시 관객들의 작품 선호도 다변화 경향을 말해 주었다.

특히 〈쇼 미 러브〉는 여학생들간의 동성애 문제라는 특이한 소재와 스웨덴과덴마크가 합작한 북유럽 영화라는 점이 감안돼 조기 매진되면서 이채를 띠었다.

이와함께 유현목 감독 특별전의 〈오발탄〉, 올해 칸 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소풍〉이 포함된 `한국 단편 초청작', 이언 맥그리거가출연한 CF 같은 「디저트」가 포함된 `세계 단편 1'도 매진되는 등 예술.단편 영화들도 강세를 보였다.

이밖에 20세기 아시아 영화의 영광 부문에서는 〈베개위의 잎새〉, 〈구름에 가린 별〉등이 매진을 기록, `흘러간 시절'의 아시아 영화들이 예상밖으로 관심을 끌었다. 또 다큐멘터리 〈키쿠지로의 여름 공식 해적판〉과 〈쿠마르 토키스〉의 매진도다큐멘터리 영화들의 시장성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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