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6곳 한 지붕 쓰니 매출이 3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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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경기도 안산시 반월공단에 있는 연성회로기판(FPCB) 업체 그린테크놀로지(이하 그린테크) 공장에선 요즘 콧노래가 끊이지 않는다. 이 회사 오우연 대표는 “스마트폰용 FPCB 주문량이 급증해 주말 없이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 회사가 잘나가는 데는 ‘협동화 생산라인’이 한몫을 단단히 했다. 그린테크 공장에는 ㈜디엠·근호전자·NH테크·투플렉스·유니서키트 등 6개사가 함께 입주해 있다. 오 대표는 “올 4월 설계부터 회로형성·가공·도금·검수 등 주요 공정별로 존재하던 개별 회사들이 하나로 뭉쳤다”고 소개했다. 중소부품업체 6곳이 연합군으로 의기투합한 것이다. FPCB 업계에서는 국내 최초의 일이다.

 이들의 성적표는 화려하다. 지난해 126억원이던 그린테크의 매출은 올해 36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인력은 60명에서 126명으로 늘었다. 다른 부품회사 5곳을 더하면 매출은 163억원에서 421억원(예상)으로 상승한다. 오 대표는 “연구개발을 공동 진행하고 납기를 맞춘 덕분에 수주량이 크게 늘었다. 물류·회의비용 절감은 덤”이라고 말했다. ㈜디엠의 김계남 대표는 “직원 10명 안팎인 부품업체들이 모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린테크는 15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발표한 ‘정책자금 성공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중진공은 이들에게 ‘협동화 자금’ 31억원을 지원했다. 협동화 자금은 중소기업 3곳 이상이 공장입지·생산설비·기술개발 등을 공동 진행할 때 지원된다.

 이 밖에도 신사업 진출에 성공한 산일테크, 일시적 유동성 문제를 극복한 알룩스 등이 지원 성공사례로 뽑혔다. 자동차 연료펌프를 주로 만들던 산일테크는 원자재 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발광다이오드(LED) 사출성형 사업 진출을 모색했고, 이 과정에서 중진공이 신성장 자금 34억원을 지원했다. 올해 이 회사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4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상용차용 알루미늄 휠 제조업체인 알룩스는 거래하던 대기업이 갑자기 폐업하면서 어려워진 경우. 중진공으로부터 8억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수혈받고 재기에 성공했다. 올해 중소기업 정책자금 예산은 3조3000억여원으로, 11월 말 현재 1만6000여 곳에 3조원가량이 지원됐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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