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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V리그 ] 재빠르고 정확하고, 빛나는 신인 곽승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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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대한항공 신인 곽승석이 지난 15일 열린 우리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스파이크하는 모습. [중앙포토]

대한항공이 곽승석(22)이라는 신형 보조날개를 달고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프로배구 V리그 개막 이후 4연승을 달리고 있다. 2위 LIG손해보험을 2경기 차로 따돌려 독주체제를 형성했다. 거포 김학민과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를 앞세운 대한항공은 2008~2009 시즌 1라운드 전승을 하는 등 매 시즌 초반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불안한 수비 때문에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매번 ‘용두사미’로 끝났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다. 약점이던 수비가 확실히 보완됐기 때문이다. 15일 현재 대한항공은 서브리시브 정확도가 LIG손해보험에 이어 2위다. 리시브가 안정되니 한선수의 토스가 살아나고 공격력이 배가되는 연쇄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신인 곽승석이 있다. 올해 경기대를 졸업하고 전체 4순위로 입단한 곽승석은 리베로 못지않은 리시브와 디그 실력을 뽐내며 단숨에 주전으로 도약했다. 그는 네 경기 모두 선발로 출전해 리베로 최부식보다 많은 102개의 리시브를 담당하며 팀 공격의 시발점이 됐다. 리시브 정확도가 60%가 넘고 세트당 4.5개의 퍼펙트리시브를 기록했다.

 곽승석은 디그도 23개나 잡아내 40개를 기록한 최부식과 함께 물샐 틈 없는 수비망을 펼쳤다. 둘의 안정된 수비 덕에 한선수는 세트당 12.8개의 세트(공격 성공으로 이어진 토스)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입맛대로 공을 받아먹는 좌우쌍포 김학민과 에반 페이텍이 각각 공격성공률 1위와 6위를 달리는 게 우연이 아니다. 중간급 용병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에반은 안정적인 리시브와 토스 덕에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득점 순위 3위에 올라 있다.

 곽승석은 1m90㎝의 크지 않은 키에도 강한 레프트 강타를 앞세워 공격에서도 쏠쏠한 기여를 했다. 47%의 수준급 성공률을 기록하며 19점을 뽑았다. 신영철 감독은 “쓸 만하니까 쓴다”며 신인 곽승석을 절대 신임하고 있다. 문용관 KBS N해설위원은 “공·수를 겸비한 레프트가 있어야 성적이 난다는 속설을 곽승석이 입증하고 있다”면서 “다만 경기를 치를수록 높이의 단점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데 곽승석이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곽승석의 존재는 신 감독의 용병술에도 날개를 달아줬다. 공격형 레프트 김학민과 수비형 레프트 곽승석을 대각에 놓아 공·수 양면을 모두 살린다. 세트 중·후반 김학민이 후위로 빠졌을 때 리베로 출신의 김주완으로 교체해 수비 안정을 꾀하고 전위의 곽승석 자리에 거포 신영수를 넣어 승부수를 띄운다. 매 경기 빠지지 않고 나오는 대한항공의 이 승리 공식을 아직 어떤 팀도 깨지 못하고 있다.

김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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