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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 코소보 총리는 마피아 두목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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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하심 타치(42·사진) 코소보 총리가 불법 장기 매매와 살인, 마약·무기 밀매 등의 범죄를 일삼은 ‘마피아’ 조직의 우두머리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타치 총리의 반인권 범죄 혐의를 조사해 온 딕 마티 유럽평의회 특별조사관의 보고서 초안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 후반부터 최근까지 알바니아와 코소보 국경에선 인간 장기와 마약, 불법 무기를 동유럽 국가에 밀매하는 범죄단체가 활개쳐 왔다. 이들은 국경에 사는 세르비아계 주민을 납치해 신장 등의 장기를 적출했다. 알바니아 북부에 6개의 비밀 구금시설도 운영했으며 살인도 마다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마피아 조직처럼 운용된 이 단체의 핵심이 바로 과거 코소보해방군(KLA) 지도자인 타치와 그의 측근 모임인 ‘드레니카그룹’”이라고 결론지었다.

 유럽평의회는 2008년 카를라 델폰테 국제유고전범재판소 수석검사가 타치의 반인권 범죄 혐의를 제기하자 이를 조사해 왔다. 마티 조사관은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럽평의회 회의에 보고서를 제출한다. 평의회는 심사 후 타당성 여부를 내부 투표를 통해 판단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조사 내용이 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 2008년 코소보 독립선언 이후 타치 총리를 지지해 온 서방 국가들은 곤혹스러워진다. 실제로 마티는 보고서에서 “타치 총리의 묵과할 수 없는 범죄를 서방 국가들이 못 본 척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코소보 정부는 보고서가 타치 총리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세르비아로부터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한 코소보는 현재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만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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