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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명문 초당대] “차근차근, 확실하게 … Slow가 교육이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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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질주하는 시대인데, 세상의 조화·평화를 위해서는 뒤에 남아 균형을 잡아줄 사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모두가 ‘빠르게’와 ‘글로벌’을 외친다. 그러나 김병식(62·사진) 초당대 총장은 ‘느림의 미학’과 ‘지역’을 강조한다. 그는 “슬로의 개념은 ‘천천히’라는 부정적 의미보다는 차근차근, 안전하게, 제 속도로 일을 확실하고 분명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학이 가져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려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왜 슬로 문화(Slow culture)인가.

 “대한민국 대학은 전혀 차별화되지 않고, 똑같이 미국식 대학문화를 갖고 있다. 어떻게 하면 수준 높고 차별화된 대학의 가치를 가질 것인지 고민했다. 군(郡) 소재 대학으로서 특성을 살려 미래를 대비할 필요가 있으며, 그 길을 슬로 컬처에서 찾고 있다. 전국 슬로시티 6곳 중 4곳이 전남에 있지만, 이론적 틀이 부족한 상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통로를 마련하고 학문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슬로문화센터를 설립했다.”

 -교육 프로그램과 학교 운영에는 어떻게 접목하고 있는가.

 “우리는 최상위권 학생이 오는 대학이 아니다. 고교까지 중위권에 있던 학생을 어떻게 잘 교육시킬 것인가가 중요하다. Slow learning & teaching, 천천히 잘 가르치는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바르고 차근차근 정도에 맞는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리과학부의 경우 슬로 푸드(Slow food) 중에서도 토속적이고 건강친화적인 음식을 중심으로 연구한다. 캠퍼스에 슬로 워킹(walking)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

 -도시 아닌 농어촌에 있는 대학인데.

 “지역 소재 사립대학의 성공 모델을 만드는 게 꿈이다. 다른 나라의 지역 소재 대학들도 벤치마킹하는 성공 사례가 되도록 하겠다. 학생들의 꿈을 찾아주는 대학, 건강한 시민을 양성하는 대학, 깨끗하고 좋은 정신이 깨어있는 대학, 지역과 공생하는 대학으로 가꿔 가겠다.”

 -중국에 강한 대학이라고 들었다.

 “학교 운영의 한 축을 중국에 두고 있다. 한중정보문화학과를 개설했고 중국에서 중국어 관련 교수들을 모셔 왔다. 국제어학원을 운영, 중국 학생들을 기숙사에 묵게 하면서 교육시킨다. 정부와 무안군이 중국 기업 등과 합작해 무안에 기업도시를 개발하는 점도 감안했다.”

 -교수·학생들과 소통을 많이 하는데.

 “매월 1일과 15일 ‘총장의 115 편지’를 보낸다. 학교 운영에 대한 총장의 생각을 담은 편지다. 교직원들로부터 질문이 오면 답장하고 있다. 학생들도 홈페이지를 통해 읽을 수 있다. 학생들의 질문에도 즉각 성실하게 답한다. 일종의 열린 교육이다.”

 -교육관은.

 “사람은 꿈을 가져야 한다. 그 꿈을 학생들에게 실현시켜주는 것이 아니라 찾아주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꿈을 찾아주는 대학과 스승, 그리고 교육이 필요하다.”

 김병식 총장은 목포중·용산고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1979년부터 동국대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해 부총장을 지냈다. 전국사립산업대학교총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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