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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 트렌드] S 유혹은 계속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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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 음료인 홍초. [중앙포토]

올해 식품 업계의 대세는 ‘3S’였다. CJ경영연구소는 올 초 식품업계의 키워드로 식품안전(safety), 무첨가 식품(simple), 발효식품(slow food)을 꼽은 바 있다. CJ경영연구소는 특히 “소비자들이 점점 식품안전에 까다로워지면서 가공을 최소화한 식품과 건강에 좋은 발효식품 열풍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측대로 이런 트렌드를 잘 짚은 제품들이 소비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내년엔 어떨까. 올해의 ‘3S’에 더해 ‘2S’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세분화(Segmentation)’와 한 차원 높은 고급화·차별화를 뜻하는 ‘수퍼프리미엄(Super-premium)’ 트렌드다. 세분화란 소비자 타깃을 더욱 잘게 쪼개 성별·연령대별로 각각의 니즈에 맞게 특화시킨 것을 말한다. 수퍼프리미엄이란 원산지의 품종을 특화하거나 더욱 고급화·차별화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식음료 업계는 내년에 ‘5S’ 트렌드에 맞춘 신제품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2010년은 3S=이미 지난해부터 식품업계에 부쩍 많아진 국산 원료 제품들은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제품 출시를 주도한 대표적인 트렌드다. 특히 최근 원재료 값이 비싸 국산 재료를 쓰기가 어려웠던 장류와 조미료 등에서도 국산 재료 열풍이 불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햄 ‘프레시안 더(The) 건강한 햄’은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각종 첨가물을 빼는 ‘무첨가 트렌드’를 육가공품에 본격 적용해 빅히트를 했다. 올 한 해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제당에서 올해 나온 신제품 중 최고의 매출이다. 합성아질산나트륨, L-글루타민산나트륨(MSG), 합성착향료 등 6가지 첨가물을 완전히 빼고, 국내산 순돈육 함량을 90%로 높인 프리미엄 제품이다. 첨가물 대신 샐러리에서 추출한 식물소재 성분을 이용해 햄 고유의 맛과 색은 그대로 유지했다.

 라면업체 농심도 이 같은 3S 열풍에 동참해 ‘뚝배기 설렁탕’ 등 쌀국수를 이용한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동원F&B의 ‘보성녹차’는 원산지를 강조한 마케팅으로 소비자 신뢰를 얻으며 시장의 45%를 점유, 녹차 음료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코카콜라 글라소워터의 ‘스마트워터’는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출시된 증류수다. 철저히 관리·통제된 환경에서 수증기를 증류한 물에 미량의 칼륨, 마그네슘, 칼슘과 같은 미네랄을 골라 담았다.

 동서식품의 ‘티오’는 ‘달지 않은 아이스티’란 컨셉트로 설탕 함량을 기존의 3분의 1로 줄여 인기를 끌었다.

 슬로푸드의 대표주자로 떠오른 막걸리도 ‘건강에 좋은 술’이라는 이미지로 급부상한 경우다. 우리 쌀로 만든 막걸리, 유기농 쌀로 만든 막걸리 등으로 세분화돼 신제품들이 나왔다. 막걸리 외에 대표적 발효식품인 요구르트의 인기도 뜨겁다. 매일유업의 무첨가 요구르트 ‘퓨어’는 큰 통에 발효시킨 뒤 용기에 나눠 담는 기존 방식 대신 개별 용기에서 자연 발효시키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 차별화된 제품이다. 매일유업은 최근 개별 발효기술을 적용한 무지방 요구르트 ‘퓨어 제로팻’도 선보였다.

남양유업의 ‘떠먹는 불가리스’는 올해 단일 제품 1000억원 판매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허 출원한 장기저온발효공법과 STT(Soft&Tender Taste) 공법을 적용하여 부드러운 맛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2011년은 2S=단순히 성인, 어린이, 여성, 남성 등으로 구분됐던 식음료 시장에 세분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CJ경영연구소 이혜원 과장은 “성별·연령대별로 고객층을 세분화해 각각의 니즈에 맞게 특화된 제품을 내놓고 소비자를 공략하는 경우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가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을 위해 내놓은 ‘카스 라이트’가 이런 범주에 속한다. CJ제일제당 역시 남성을 타깃으로 한 남성전용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디팻 옴므’를 내놨다. 빙그레도 노인들을 위한 영양 균형식 배달 서비스 브랜드 ‘예가든’을 론칭했다. 풀무원이 내놓은 어린이 전용식 통합 브랜드 ‘우리 아이’는 아이들을 타깃으로 해 첨가물과 나트륨·지방 등의 성분을 줄였다.

 원재료의 안정성과 고급화에서 한발 더 나아가 원산지의 품종까지 특정화한 ‘수퍼프리미엄’을 반영하는 제품들도 내년의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웅진식품이 최근 내놓은 냉장주스는 포도 원료로 칠레산 카베르네소비뇽을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풀무원도 뉴질랜드산 골드 키위 품종만을 이용하는 ‘아임리얼 골드키위’를 내놨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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