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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경영진 퇴진 거론에 '촉각'

중앙일보

입력

채권단이 대우 경영진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대우는 김우중 회장과 각 계열사 사장단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우 일각에서는 경영진 교체에 상당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고 김 회장도 자동차정상화후 명예로운 퇴진을 말한 바 있어 자칫 이 과정에서 적지않은 진통이 따를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대우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을 비롯한 그룹 최고경영진들은 그동안 재기를 위한 구조조정 추진과 사내 추스르기, 외자유치 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 왔으나경영진 대거 교체론이 불거지자 당혹해하고 있다.

대우 내부에서는 일단 경영진 교체설에 대한 불만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어쩔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면서 향후 영입될 인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경우 김 회장은 지난달부터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부평공장에 상주하고 있다.

김태구 사장도 사실상 전권을 갖고 GM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접촉에 나서면서 최근에는 사내 직원들과 모두 33차례에 걸쳐 `생존전략세미나'를 주재하기도했다.

그러나 정세영 전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영입설 등이 불거지자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서도 채권단이 연말까지 주기로 했던 구조조정 시한조차 지키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이 물러나고 공기업화되면 본격 협상을 앞둔 GM과의 제휴 성사가 지체되는 것과 함께 GM과의 합작 또는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독자회생 방안은 사실상 물건너 가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

㈜대우 무역부문은 자체 회생 방안인 `5개년 경영계획'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장병주사장이 물러날 경우 그를 대신할만한 무역 전문가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워크아웃 계획이 확정되더라도 장 사장이 유임되지 않겠냐는 기대도 없지 않다.

대우중공업은 워크아웃에 들어간 12개 대우 계열사 가운데 워크아웃 작업이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경영진 교체설에 상당한 거부감을 보이며 채권단이 굳이 경영진을 바꾸겠느냐는 생각이 우세하다.

현재 기계부문 추호석 사장은 해외 매출 호조로 해외출장을 자주 가고있고 조선부문 신영균 사장도 최근 수주 호조로 현장 챙기기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 건설부문은 내달초 경영진 교체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며 이에앞서 내부적인 임원진 대폭 물갈이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경영진이 바뀐다면 외부 인사가 영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대우 주변에서는 대우 최고경영진이 대거 바뀔 경우 채권단이 적당한 전문경영인을 찾는데 `인물난'을 겪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관심의 초점인 자동차의 경우 줄곧 경쟁에 관계에 있던 업계 내부 인사보다는 관계 출신쪽에 무게를 두는 관측도 높은 편이다.

재계는 이와함께 김 회장과 대우 경영진들이 채권단의 뜻을 거스르기 힘들 것으로 보면서도 대우측의 불만이 적지 않아 한차례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않고 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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