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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성공의 핵심 열쇠는 우수한 교육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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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이희수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

세종시 발전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일단락된 지난 6월 말 이후 세종시 건설은 대체로 순항 중이다. 비 온 뒤에 땅이 더욱 굳어지는 이치와 같다고 할까. 최근에는 첫마을 아파트 분양도 성공리에 이뤄졌다. 하지만 도시가 자족기능을 갖춘 활력 넘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되려면 물리적 시설을 갖춘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 도시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은 ‘교육’이다. 도시와 교육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러기에 “도시가 사람을 교육한다”는 말은 21세기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세종시, 그 지속가능한 발전의 열쇠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교육이다.

 세종시 이전 대상 공직자들은 세종시 이주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자녀교육을 꼽았다. 세종시 성패는 우수한 교육 환경 조성에 달린 셈이다. 다행히 세종시는 인근에 대덕특구와 오송생명과학단지가 있고, 16개 국책연구기관도 들어설 예정이며, 외국의 유수한 대학도 관심을 표시하는 등 남부럽지 않은 교육 여건을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종시는 우수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일찍부터 다양한 방안을 고심 중이다. 개인 특성에 맞는 교육이 가능하도록 장기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인 20명을 기준으로 한다. 유비쿼터스를 기반으로 학습자가 원하는 방법, 시간, 장소에서 교육이 가능한 u-스쿨과 저탄소 녹색성장이 뒷받침된 친환경 학교가 도입된다. 세종시에 설립 예정인 과학고와 외국어고는 상호 인접해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을 포함해 고유의 특성을 살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게 된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교육도시 세종시에는 21세기 최고의 미래형 학교가 들어서게 될 것이다.

 하지만 세종시의 우수한 교육 환경은 이 같은 계획들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방향과 표준 설정을 요구한다. 새로운 방향은 ‘글로벌 교육을 선도하는 세종시’라는 원대한 비전 설정에서 출발한다. 세종시 발전의 중심에 교육을 두는 것은 세종시의 비전과 여타의 모든 목표 달성을 가능케 하는 전략으로서의 교육의 존재의의를 말한다.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창조적 시민 양성을 위해서는 세종시 발전 전략과 교육 부문의 바퀴 정렬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세종시 각급 학교의 교육과정과 교육운영은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맞춤형 방식으로 특성화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돼야 할 것이다. 우리 학생이나 외국 학생 모두 특별한 어려움 없이 맘껏 공부하고 다양한 창의적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다른 정책 영역과 마찬가지로 교육 역시 전통적인 학생과 교사라는 틀을 넘어 지역과 함께 호흡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협력이 요구된다. 세종시의 우수한 교육 환경 조성을 세종시 시민만을 위한 것으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국가 발전의 원동력을 마련하는 지름길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 세종시 교육특별법 제정을 포함해 큰 틀에서 세계 속의 대한민국, 세계 속의 세종시에 기여할 교육 만들기에 지혜를 모아줄 것을 소망해본다. 우리 모두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희수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