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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지나간 자리〉

중앙일보

입력

제목에서 언뜻 느껴지는 에로틱한 뉘앙스와 달리가족간의 사랑을 세심하게 그린 영화다. 원제 〈Deep End of the Ocean〉은 '거대한 슬픔의 끝' 정도의 의미로 새길 수 있겠다.

간단한 줄거리는 세살짜리 아이를 잃어버렸다가 9년만에 되찾는다는 것. 단순한줄거리임에도 아이를 잃은 엄마의 모습이나 아이를 다시 찾은 후 9년간의 공백을 메워가는 과정 등이 매우 섬세하다.

"당신이 웃는다고 해서 잃어버린 애가 죽는 것은 아니다"는 대사처럼 소중한 사람을 잃은 사람이 겪는 죄의식 등 심리상태가 잘 묘사된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하거나 이별한 사람들이 보면 치료적 효과를 받을 법도 하다.

아이 실종 사건이 줄거리의 핵심이라고 해서 영화가 어둡거나 우울하지는 않다.

겉으로 티나지 않게 가족간의 대화와 함축적인 장면을 통해 상처입은 사람들의 내면을 탁월히 그려내고 있다.

미국 상영 때 10주 동안이나 박스 오피스 상위권에 머무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애잔한 모성은 「업 글로즈 앤 퍼스널」로 한국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은 미셸 파이퍼가 맡아 격정적 슬픔을 절제된 연기로 소화해냈다.

우피 골드버그가 아이 실종 사건의 담당 경찰관이면서 아이 엄마의 조언자 역을,〈데블스 오운〉 등에 출연한 트릿 윌리엄스가 남편 역을 각각 맡았다.

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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