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반면 은행의 대출금리는 떨어지면서 은행과 저축은행의 금리격차가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일반대출금리는 지난 10월 연 13.85%를 기록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5년 11월 이래 가장 높았다. 전달인 9월과 비교하면 0.88%포인트 오른 수치다.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지난 6월 연 12.16%에서 넉 달간 꾸준히 상승했다.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정기예금이 많아 돈을 비축해둬야 하는 저축은행들이 비싼 수수료(금리)를 물지 않으면 대출에 잘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시중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8월 연 5.51%에서 2개월간 꾸준히 하락해 10월에는 연 5.37%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0.08%포인트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는데도 시장금리가 하락하자 대출금리도 함께 낮아졌다.
저축은행과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행보를 달리하면서 둘 사이의 금리 격차는 지난해 10월 6.14%포인트에서 올해 10월 8.48%포인트로 확대됐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 8월 연 4.81%에서 2개월간 0.07%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비해 신용대출 금리는 5월 연 6.27%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10월에는 7.36%까지 올랐다. 두 상품 간 금리 격차는 지난해 10월 1.72%포인트에서 올해 10월에는 2.62%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대출금리가 떨어진 데 비해 신용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올랐기 때문이다. 코픽스 금리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8월 연 3.16%에서 10월 연 3.01%로 하락했다. 반대로 91일물 CD금리는 8월 초 연 2.63%에서 10월 말 2.66%로 상승했다.
권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