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의 색다른 세상] 고객에게 노란 꽃 선물해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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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속 실패사례도 적지 않지만 불황 속 성공사례도 많다. 특히 불황을 극복한 성공사례의 대부분은 마케팅이나 영업 분야에서다. 보험설계나 자동차 세일즈를 보자. 잘나가는 사람은 연봉 1억원이 보통이고 3억원을 웃도는 경우도 있다. 사실 이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다른 어느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과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판매왕'의 칭호는 그저 얻어지지 않는다. 각고의 노력과 지혜가 겸비돼야 한다.

마케팅이나 영업 분야에서 성공하는 데는 기획력.창의성.사교술 등 나름대로 비법이 있다. 하지만 '컬러'도 성공으로 이끄는 중요한 열쇠다. 흑백시대에서 16컬러, 256컬러를 거쳐 '트루 컬러'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겐 꼭 유념해야 할 사항이다.

예를 들어보자. 보통의 중년 여성은 학교 졸업 후 결혼, 남편 뒷바라지와 아이들 교육에 몰두하면서 15년 이상 사회와 담을 쌓고 지냈다. 그런데도 문득 자신을 돌아보면 남편의 직장도 불안하고, 아이들 교육비용도 만만찮다. 경제적인 불안감에 이런저런 영업직에 도전해 보지만 성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자신에 대한 확신과 용기가 필요하다. 색채심리학에서 자기 확신과 용기를 주는 컬러는 빨강과 녹색의 배합이다. 이 두 색은 보색관계이며, 색의 세계에서는 시각적인 인상을 보충해 주는 관계다. 빨강과 녹색, 보색의 배합은 강한 열망을 뜻하고 용기를 북돋운다.

'무엇을 하고 싶다'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한 열망이 있을 때 빨강과 녹색의 배합을 고르는 경향이 많다는 통계가 있다. 따라서 영업전선에 나설 때 빨강과 녹색을 자동차 시트에 코디하고, 사무실의 실적 그래프도 빨강과 녹색으로 디자인해 보자. 일단 경쟁자의 두 배 이상 효과를 올릴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감과 강한 열망이 영업의 기본이니까.

마케팅의 다음 단계는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것이다. 굳은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은 커뮤니케이션 컬러인 노랑과 행복감을 상징하는 분홍색이다. 이 두 색을 주변에 효과적으로 배치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보다 부드럽고 넉넉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이끌 수 있다. 그러나 이 색들은 유감스럽게도 사무실에서는 보기 어렵다. 특히 남성이라면 몸에 걸치기에 다소 부담스럽다. 따라서 공략 목표가 된 상대방이나 상사의 자리에서 눈에 띄기 쉬운 곳에 노랑이나 분홍색 화분을 살짝 놓아두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자연스럽게 관엽식물의 녹색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핑크와 노랑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상대방의 마음도 열리고, 자연히 영업실적도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마무리가 중요하다. 마음을 전하는, 그래서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마음의 포장이 중요하다. 자동차나 보험 마케팅의 경우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작은 선물이나 판촉물을 활용하는데, 여기에도 컬러 전략이 필요하다. 마음을 담아 고른 상품이 하찮은 것으로 비쳐서는 그동안 쌓은 공든 탑이 자칫 무너질 수도 있다. 듬뿍 담긴 정성과 고급스러움을 연출하는 컬러는 검정이다. 검정은 '고급스럽고 품격있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같은 내용물이라도 검정으로 포장하면 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 위에 금색 리본을 더한다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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