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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학생 되기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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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학생들은 벌써부터 마음이 바쁘다. 원하는 대학·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문과 2011학년도 동국대 정시모집 안내와 이과 중 어디를 선택해야 할지, 성적을 얼마나 올려야 할지 궁금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19일 기말고사를 막 끝낸 김태준·이경준(서울 염경중 3)군과 함께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찾아 경찰이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알아봤다.

무술·체포술 실기수업…유도 단증 따야 졸업

 “최근 경찰조직 내 부패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어요. 경찰 개인의 자질 문제이기도 하지만 제도나 환경적인 요인도 크죠.” 이병종 겸임교수의 경찰윤리 수업시간. 이 교수는 작은 호의가 큰 부패행위로 연결된다는 ‘미끄러지기 쉬운 경사로 이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경찰은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양심에 따라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학생에게는 “경찰은 범죄수사뿐만 아니라 미아 찾기, 길 안내 같은 일상적인 일도 많이 한다”며 “시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성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 체력이다. 태권도 3단이라는 김군이 “체력은 자신있다”고 자랑하자 멘토 이웅희(23·경찰행정학과 3)씨가 “실력을 겨뤄보자”며 두 학생을 유도장으로 안내했다. 김군이 안간힘을 써보지만 3년간 유도를 하며 체력을 다져온 이씨를 넘어뜨릴 수는 없었다.

 경찰행정학과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무술과 체포술 실기수업을 듣는다. 유도 공인단증을 따야 졸업할 수 있다. 정규 수업과정에 유도 수업이 들어있다. 이씨는 “범인체포와 잠복근무 등 경찰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강인한 체력이 필수”라며 “선후배가 같이 운동을 하며 체력과 유대관계를 다지는 것이 우리 학과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경찰행정학은 크게 경찰학과 범죄학 분야로 나뉜다. 경찰학은 경찰의 조직, 인사, 예산 등을 비롯해 민간경비, 각 국의 경찰제도 같은 경찰행정 관련 학문을 말한다. 범죄학은 범죄의 원인·현상·대책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멘토 조승찬(22·경찰행정학과 2)씨는 “CSI 같은 범죄 수사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범죄학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높아졌다”며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하면 범죄심리학, 범죄예방론, 피해자학, 폭력범죄론, 비교경찰제도론 등 특색 있는 이론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범죄학 분야에서는 외국의 최신 이론이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어학공부도 부지런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이과 교차지원 가능…성적 관리 잘 해야

 경찰행정학과 졸업생의 56%가 경찰의 주요 보직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가정보원, 대통령 경호실, 군수사기관 등 국가중추기관으로 진출하는 학생들도 많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법조계로 진출하거나 행정고시를 통과해 고위행정관료가 되기도 한다. 멘토 정승환(22·경찰행정학과 1)씨는 “경찰대학은 경찰 간부육성을 주목적으로 하지만 우리 학교는 다양한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한다”며 “경찰행정학과는 장래희망을 경찰관으로 생각하고 있는 학생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학생에게도 비전이 높은 학과”라고 말했다. 심현정(24·경찰행정학과 대학원 1)씨는 “최근에는 여학생이 늘어 정원의 20%나 된다”며 “이들은 대학원에 진학해 교수가 되거나 범죄심리 전문가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행정학과에서는 대학에 들어온 후에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견학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재학생들은 매년 과학수사대, 경찰청 본청, 국가정보원을 견학하고 실무를 체험한다. 이씨는 형사가 되고 싶지만 범죄심리학에도 관심이 있다는 김군에게 “진로는 대학에 입학한 후에 구체적으로 정할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그는 “나도 선배의 경험담을 들은 뒤 인터폴(Interpol, 국제형사경찰기구)에 들어가려던 진로를 국정원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경찰행정학과는 동국대에서 수능·내신 커트라인이 가장 높다. 수능 인문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상위 약 2.5%(언·수·외·탐 백분위점수 평균 95점 내외, 평균 2등급 초반) 정도를 유지해야 안정권이다. 조씨는 “재학생들 중에는 수능 점수가 인문계 상위 1% 이내에 드는 학생들도 상당히 많다”며 “문·이과 양쪽 모두 교차지원을 할 수 있으니 유리한 과를 선택해 입시전략을 잘 세우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1일 대학생이 된 이경준(제일 왼쪽)·김태준(왼쪽에서 세 번째)군이 수업이 끝난 뒤, 멘토 이웅희(왼쪽에서 두 번째)·정승환(뒤)·심현정·조승찬(제일 오른쪽)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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