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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 아들 시의원에 당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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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천수이볜(陳水篇) 대만 전 총통의 장남인 천즈중(陳致中·31·사진)이 27일 실시된 시의원 선거에서 당선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즈중은 야당인 민진당의 전통적 표밭인 남부 가오슝(高雄)직할시 10구에서 3만2947표를 얻어 이번 시의원 선거 최다 득표를 기록했다고 대만 연합보가 보도했다. 천이 주도해 지난 9월29일 발족한 ‘일변일국연대(一邊一國連線)’의 출마자 가운데 88%가 시의회에 교두보를 확보했다. 천즈중의 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인 천자오쯔(陳昭姿·여)는 “시의원 선거에 나선 소속 회원 41명 가운데 36명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일변일국연대는 대만 독립을 추진할 것을 주장하는 민간단체다.

 토착 세력이 강한 대만 남부에선 천 전 총통의 국정 어젠다였던 대만 독립에 찬성하는 정서가 강하다. 특히 남부 지역에선 최근 수뢰죄로 징역 19년형이 확정된 천 전 총통이 정치적 탄압을 받고 있다는 반감이 거세다.

 이번 선거에서 천즈중 등 일변일국연대 출신들이 약진한 것은 민진당이 국민당의 ‘친(親)중국 정책’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민심이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천즈중은 지난 7월 대만 주간지 ‘이저우칸(壹週刊)’이 성매매 의혹을 보도하자 관련 사실을 부인하며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가오슝 지방 법원은 최근 이 잡지의 보도가 치밀한 취재를 바탕으로 했으며 천즈중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를 입증하기 어렵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이번 5개 직할시장·시의원 선거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만 태권도 선수 양수쥔(楊淑君)이 실격패한 사건이 기폭제가 돼 반한 감정이 거세지는 등 풍파가 일었다. 이로 인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출마자들은 태권도복을 입고 유세를 하는 등 웃지 못할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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