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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레키노-두 주인을 섬기는 하인'

중앙일보

입력

이탈리아 피콜로 테아트로 극단의'아를레키노-두 주인을 섬기는 하인'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시작된 이탈리아 전통 가면극인'코메디아 델 아르테'의 전형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짜여진 대본없이 대략의 줄거리를 토대로 전문배우들의 즉흥연기로 꾸며지는 코메디아 델 아르테는 극 내용이 바뀌어도 항상 비슷한 성격의 인물이 등장한다.하인·박사·군인·연인 등 여러 전형적인 캐릭터 가운데 이 작품의 주인공인 하인 아를레키노는 가장 사랑받는 인기있는 인물이다.

하인이면서 광대 역할도 하는 아를레키노는 슬픈 이미지의 피에로와 달리 항상 햇볕 속에서 사는 즐거운 인물이다.단지 자신의 재미를 위해 주인을 궁지에 빠뜨리는 등 장난을 치기도 하지만 악의는 없다.

18세기 카를로 골도니가 당대의 명배우 안토니오 사키를 위해 쓴 이 작품에서도 아를레키노는 연인 사이인 두 주인이 서로 상대방이 죽은 것으로 알도록 장난을 친다.이렇게 두 주인 사이를 오가며 익살과 재치를 부려보지만 결국 장난이 들통나 객석으로 도망치면서까지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

'아를레키노'는 지난 47년 밀라노에서 창설된 이탈리아 최초의 상설극장이자 유럽 명문극장 피콜로 테아트로 극단의 대표작이다.47년 첫 시즌부터 시작돼 이탈리아에서만 1천6백89회 공연을 한 것을 비롯해 전세계 36개국에서 순회공연을 한 기록을 갖고 있다.

모든 공연은 극장 설립 당시부터 97년 사망할 때까지 극장의 예술감독을 맡았던 이탈리아의 대표적 연출가 조르지오 스트렐러가 줄곧 연출을 해왔다.주역 아를레키노 역시 페루치오 솔레리가 63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맡아오고 있다.

3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 가운데 1막은 전형적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2막에서는 공연 중간중간에 배우들이 서로 말참견을 하기도 하고 거들기도 하는 코메디아 델 아르테의 전형을 볼 수 있어 흥미롭다.3막은 아를레키노가 등장하는 모든 작품이 그러하듯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8∼11일 오후 7시 문예회관 대극장.02-3673-2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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