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장관 인선 마무리 돼 그나마 다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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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평도 공격 이틀 만에 수장이 교체된 국방부는 26일 하루 종일 술렁였다. 장관 교체가 경질성 문책인 데다, 그나마 인선이 늦어지면서 일부는 동요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후엔 북한 지역에서 포성이 들렸다는 보고까지 전해지면서 국방부 청사는 긴장에 휩싸였다. 그러다 북한 군의 훈련사격으로 판명되고, 김관진 전 합참의장의 장관 내정 발표도 나오면서 분위기는 다소 진정됐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과 전쟁 중인 상황에서 수장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충격적인 일”이라며 “장관 인사마저 늦춰진다면 전력손실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가 단결과 인화를 강조하는, 합리적 판단력의 소유자라는 인물평이 직원들 사이에 전해지면서 직원들은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도 장관 교체기에 발생할 수 있는 업무 공백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당장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따른 비상대기 상황에서 수장이 교체돼 빈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전력증강을 위해선 예산 확보가 필수인데 예산안 통과를 앞두고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 훈련지원단 파견과 12월 초 단행될 장성인사 역시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염려하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맞을 매는 빨리 맞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는 분위기도 강했다. 군 관계자는 “수장이 바뀌면서 허점을 노출할 경우 북한이 추가도발할 수 있다”며 “언제까지 고개를 떨구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 최근 벌어진 사건들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만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란 것이다.

 한편 25일 오후 장관 교체를 통보받은 김태영 국방장관은 26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6시쯤 출근했다. 출근 직후 국방부 구내 체력단련장에서 간단한 체조와 달리기를 하고 6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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