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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사겠다” 국내외 투자자 11곳 의향서 제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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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우리사랑컨소시엄과 보고펀드 등 23곳이 우리금융지주와 경남·광주은행 인수를 위한 입찰참여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 중인 예금보험공사는 26일 우리금융에 대해 11곳, 경남은행엔 5곳, 광주은행엔 7곳의 투자자가 각각 의향서를 냈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많은 투자자가 의향서를 낸 것은 우리금융의 경우 지분의 4% 이상만 매입하면 되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예보 관계자는 “의향서는 단순히 관심을 표시하는 것으로 인수 물량과 가격은 예비입찰 때 써내야 한다”며 “예비입찰 과정에서 투자자 간의 이합집산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금융이 주도하는 컨소시엄만 3곳이 의향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사랑컨소시엄은 9000억원을 투자키로 한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을 대표로 구성됐다. 의향서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포함해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 56.97% 전량을 사겠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경영인 모임인 ‘우리은행 비즈니스클럽’ 컨소시엄과 또다른 우호적 컨소시엄도 의향서를 제출했다. 포스코와 KT도 우리금융 주도의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원한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3개 컨소시엄이 마련한 자금은 최대 10조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토종 사모펀드인 보고펀드도 의향서를 냈고,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광주은행을 인수하려는 곳도 이날 의향서를 냈다. 경남은행 인수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경남지역자본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창원상공회의소와 300여 개 지역 기업이 참여한 경남컨소시엄은 내년 3월 입찰 때까지 1조7000억원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은행 인수에는 전북은행과 광주상공인컨소시엄이 참여했고 중국 공상은행도 의향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예보는 의향서를 낸 투자자들에게 우리금융의 정보가 담긴 투자안내서를 보내고 다음 달 20일 예비입찰을 통해 최종입찰 대상자를 정하기로 했다. 예보는 이들을 대상으로 내년 초 최종입찰을 하고 1분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의향서를 낸 곳이 많더라도 최종입찰 대상자가 복수여야만 유효한 경쟁입찰이 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내년 초 최종입찰 때 경남·광주은행을 분리매각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우리사랑컨소시엄이 경남·광주은행을 포함해 일괄 매입하겠다고 나선 반면 경남·광주은행을 따로 사겠다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원한 공자위 관계자는 “일괄 매입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경남·광주은행의 평가금액이 얼마인지 써내도록 하고, 분리 매입을 원하는 투자자가 제시한 가격과 비교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12조7663억원이며 이 중 5조3014억원(41.5%)이 회수됐다. 현재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금융 지분 56.97%의 가치는 26일 종가 기준으로 6조5895억원에 달한다.

김원배·권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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