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고교 졸업생 뭉쳐 고향사랑 ‘하모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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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980년대 초 강원도 강릉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고교 동기들의 고향 사랑이 확산되고 있다.

 고향 사랑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1983년 강릉고·명륜고·강릉여고 등 강릉지역 8개 고교를 졸업한 동기생으로 구성된 ‘강릉 83포럼’. 먹고 마시고 놀기보다 자신을 길러준 고향을 위해 뜻있는 일을 하자는 취지로 2007년 모임을 만들었다.

고위 공무원에서부터 연구소장, 교수, 회사원, 주부 등 회원들은 다양한 계층과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고교시절로 돌아가 강릉에서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고향 사랑과 발전을 고민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2007년 2월 ‘재경 강릉83포럼’으로 출발한 이들은 그해 10월 서울 서초구민회관에서 음악회 ‘강릉 가는 배’의 닻을 올려 2400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이듬해에는 ‘사랑의 비어 페스티벌’을, 2009년에는 ‘나눔의 레스토랑’을 열어 각각 2000만원 등 지금까지 6400만원을 강릉시에 전달하는 등 애향 활동을 전개해 왔다. 강릉시는 이 성금으로 말기신부전증과 심장병 등을 앓는 저소득층 시민 14명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고 난방비를 보조했다.

 음악회 ‘강릉 가는 배’는 올해 경포 앞바다에 닻을 내린다. 서울에서 시작한 고향 사랑을 강릉지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모임의 이름을 ‘강릉 83포럼’으로 바꾸고 강릉에서 첫 음악회를 연다. 27일 오후 4시 강릉시청 대강당에서 ‘동해의 꿈’이란 이름으로 여는 자선음악회는 1·2부로 나뉘어 독창과 국악, 남성중창, 합창, 4개교 연합 그룹사운드 연주 등 다채롭게 꾸며진다.

 70여 명의 출연진은 모두 포럼 회원이다. 합창에 참여하는 강릉지역 회원 30명은 매주 한 번, 서울지역 회원 20명은 격주로 연습했고 최근에는 서울·강릉을 오가며 화음을 맞췄다. 이날 음악회는 별도의 입장료가 없는 대신 회원들과 관객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으기로 했다.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은 이상목(47·건강보험심사평가원 차장)씨는 “고향에 대한 사랑과 이웃에 대한 관심이 지역에서 확산될 수 있도록 강릉에서 첫 음악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올해는 음악회만 준비했지만 내년부터는 도움이 필요한 곳을 회원들이 찾아 몸으로 실천하는 봉사활동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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