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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공간에 '인터넷 동창회' 탄생

중앙일보

입력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는 꿈많던 초.중.고 학창 시절. 하지만 일상생활에 묻혀 지내다보면 그 때 그 친구.선생님들과의 연락이 끊어지기 일쑤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는 다시 학교를 찾아가기도 민망한 심정이 든다.
사이버 공간에서 동창회를 갖자는 취지의 인터넷 사이트 ''모교사랑'' (http://www.iloveschool.net)이 탄생했다.

10월4일 공식 개장을 앞두고 현재 시범운영 중인 이 곳에는 전국 1만3백93개 초.중.고교 동문을 위한 사이트가 개설돼 있다.

제한된 장소에서 옛친구를 만나는 현실의 동창회와 달리 사이버 동창회는 인터넷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한다.

시.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음은 물론 여러 동창생간 통신도 가능하다.
누구나 자신의 학교로 찾아가 동창생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알아 볼 수있고 자신이 현재 하는 일을 알릴 수도 있다.

또 동기생끼리 방을 만들어 인터넷 공간에 기수별 ''동창회 사무실'' 을 꾸려도 된다.

이밖에도 학교의 소식을 들을 수 있으며, 추억의 사진첩도 넘겨 볼 수 있다.

각 동문회별로, 또는 신청하는 사람에 한해 동문회의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주는 곳은 있었지만 전국 모든 학교의 동문회를 담은 것은 ''모교사랑'' 이 처음이다.

하지만 동창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다면 이 사이트는 별반 의미가 없다.
각 학교별 공간은 만들어져 있지만 내용은 그 학교를 나온 동창들이 채워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동창회 가입에서부터 명부를 만들고 갖가지 모임을 만드는 일까지 모두 동창 스스로의 역할일 수밖에 없다.

아직 가장 많은 동창이 모여있는 태릉고등학교의 경우도 45명에 불과하니 이 사이트가 가야할 길은 한참 남아있는 셈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인 ''인터넷 무비DB'' 가 네티즌들의 힘만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사이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기업정보시스템 (CIS) 연구실 소속 박사과정 연구원 김영삼(31).최병구(29).이충석(28)씨 사이버 세대 3명이 만들었다.

김씨는 "오래전 동고동락했던 친구들의 근황을 서로 알려주며 사연을 주고 받을 매개체를 만들고 싶었다" 고 말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모교의 후배를 대상으로 한 장학금 제도다.
누구든 ''모교사랑'' 의 회원으로 가입할 때마다 그 학교 앞으로 1천원이 적립된다. 가입한 뒤에도 자신의 학교를 조회할 때마다 10원씩 쌓인다.
이 적립금이 20만원을 넘으면 모교의 한 학생을 선정, 장학금을 지급하게 된다.

동창생도 만나고 후배를 지원할 수도 있어 일거양득인 셈. 후배에 대한 장학금 재원은 인터넷 배너 광고로 충당할 계획이다. 때문에 이 사이트를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은 전무하다.

하지만 인터넷 컨설팅 전문 벤처기업을 세울 계획을 갖고 있는 김씨 등은 이 사이트가 홍보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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