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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공조는 미끼 불과 … 김정일 응징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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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4일 해병대전우회(총재 김인식)가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80만 예비역 해병들의 모임인 전우회는 “대한민국을 무력 침공하고 해병대 전우의 목숨을 앗아간 김정일 일당을 즉각 응징해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 및 세계 평화를 위해 강력한 대북제재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우회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성수동 사무실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성명서 발표 및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엔 김인식 총재, 기수별 회장, 친목단체 회장, 해외 특보 등 14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해병대 전우의 죽음에 분통을 참을 수 없다”며 “한반도의 북쪽을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는 폭력집단들이 병사들의 내무반과 훈련장 등을 조준 포격해 두 해병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평화스러운 주민마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해 인명피해를 입혔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전우회는 이어 “과거 정권은 민족공조라는 허울 좋은 미끼에 끌려 다니며 군복무 기간을 인생의 썩는 기간이라고 표현하고, 군비 축소로 정신 무장 및 전력 증강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폭침 등 북한의 도발 때마다 폭력집단을 옹호하며 정부를 비방하는 친북좌파세력이 있었다”며 “이들이 국가안보를 위기로 몰고 가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들을 몽땅 쓸어버리자”고 주장했다.

 전우회 중앙회 김인식 총재는 “NLL(북방한계선)을 무력화시키고 도발을 자행하며 해병대 부대와 민간인 마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한 북한으로부터 해병대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사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역 해병들 중엔 북한에 대해 응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해병 724기 석영환씨는 “해병대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10배 아니 100배 이상의 보복으로 북한의 해안포 지역을 초토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해병 801기 이윤재씨는 “적의 해안포 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야 하며 더 이상 약하게 대처하지 말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2시, 김 총재를 비롯한 10여 명은 전사자 2명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기도 성남의 국군수도통합병원을 찾았다. 이들은 분향을 마치고 유족 대기실을 찾아 “후배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에 강경한 대응을 촉구하겠다”며 가족들을 위로했다. 해병대 전우회 역대사령관들도 이날 오후 3시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전우회는 연평도로 향하는 첫 배가 뜨면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재원 홍보실장은 “경기연합회·인천연합회 100여 명이 연평도로 들어가서 현장 상황을 파악할 예정”이라며 “전우회원 모두 울분을 삭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우회는 27일, 전국 해병전우회 회원 수만 명이 모이는 궐기대회를 열고 북한의 도발을 규탄할 방침이다. 중앙회는 이날 집회를 위해 전국 16개 연합회 전우회에 지침을 내렸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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