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멘토 언니 고마워 … 엄두도 못 내던 대학에 붙었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임현진(오른쪽)씨와 주영이는 힘을 모아 불가능할 것만 같던 수시 합격을 이뤄냈다.

“언니, 나 붙었어요. 와우!”

 지난달 22일 이주영(서울 숙명여고 3)양의 흥분된 목소리가 수화기로 전해지자 임현진(24·이화여대 교육공학과4)씨는 “야, 정말 너무 장하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주영이가 올해 대입 수시에서 서울여대 경영학과에 최종 합격한 것이다. 주영이는 중앙일보가 진행하는 ‘2010 공부의 신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 3000명 중 첫 번째 대학 합격생이 됐다.

 주영이는 “멘토인 현진 언니가 없었다면 합격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임씨에게 공을 돌렸다. 사실 올 초만 해도 주영이의 대입 전망은 어두웠다. 3월 모의고사 뒤 면담에서 담임교사가 “수도권 대학은 불가능하니 지방대를 알아보자”고 할 정도였다. 내신 4등급에 모의고사도 3, 4 등급을 오가는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주영이가 우연히 중앙일보의 공신 프로젝트를 알게 되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반드시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공신 프로젝트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멘토인 임씨와는 4월에 연락이 닿았다. 처음에는 과목별 공부법이나 컨디션 조절법 등을 조언해주는 정도였다.

 그러다 주영이가 여름방학을 앞두고 수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임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임씨 자신도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했던 터라 “같이 해보자”며 흔쾌히 힘을 보탰다. 우선 성적 등 여러 요인을 감안해 서울여대로 목표를 정했다. 임씨는 수시전형요강과 지원서류를 꼼꼼히 챙겨줬다. 또 주영이가 브랜드마케팅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밝히자 자신의 대학 경영학과 교수를 찾아가 정보를 얻어 알려주기도 했다.

 임씨는 주영이에게 공부뿐 아니라 여러모로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여의치 못한 형편 탓에 급식비를 못내 부모님과 다퉜을 때도, 7월에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졌을 때도 주영이는 임씨에게 의지했다. 임씨는 “주영이가 전화를 해 한숨만 쉬기에 ‘언니가 널 위해 기도해줄게’라고 말했더니 한참을 울더라”고 회상했다.

 주영이는 “대학에 들어가면 나도 언니처럼 어려운 중·고생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신은 고 3 수험생뿐 아니라 다른 중·고생들에게도 큰 희망을 주고 있다. 김송이(천안 청수고1)양은 멘토링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전교 석차를 200등이나 끌어올려 전체 546명 중 129등이 됐다. 전체 평균도 10점 넘게 올랐다. 송이는 “멘토에게 배운 학습 방법 덕분”이라고 말했다. 멘토 이정용(23·KAIST 화학과3)씨는 “시험 2주 전부터 과목별 주요 내용을 노트에 요약하게 하고 시험 직전에는 노트만 집중적으로 보게 했다”고 소개했다.

 안여경(21·이화여대 통계학과3)씨는 멘티 오지민(서울 수도여고1)양의 영어성적을 크게 올려줬다. 시험 보기 전 교과서의 영어 단어와 핵심 문장을 리스트로 정리해 암기할 수 있게 도와줬다. 지민이는 “언니의 조언에 따랐더니 영어 과목 석차만 130등이 올랐다”며 기뻐했다. 공신 프로젝트에서는 내년 1월까지 대학생과 초·중·고생 2000여 쌍의 멘토링을 진행하며 홈페이지(www.mentorkorea.co.kr)를 통한 온라인 상담과 특강도 계속된다. 

박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