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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도 맛과 멋을 잘 버무려 … 연극 ‘김치’ 국회 무대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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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이 26일 서울 여의도의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연극 ‘김치’를 두 차례 무대에 올린다. 사진은 김치 공연 후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배우들의 모습. [예인방 제공]

남도의 대표적 맛인 김치를 주제로 만든 연극이 26일 서울 여의도를 찾아간다.

 전남 나주에서 활동중인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이 서울 여의도의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연극 ‘김치’를 두 차례 무대에 올린다. 지난달 나주·광주에서 첫 선을 보인 김치는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전통음식인 김치에 남도 특유의 정서를 버무려 공연예술에 접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연기자이기도 한 예인방 김진호 대표는 최근 방영중인 정치 드라마 ‘대물’에서 서혜림에 맞선 김현갑 역으로 구태 정치인의 전형을 보여 주기도 했다. 드라마 ‘용의 눈물’과 ‘여인천하’·‘왕의 여자’ 등을 만든 김재형(74)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드라마가 아닌 연극 대본을 손에 쥔 게 47년 만이다. 20대 젊은이 못지 않은 열정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연극 김치는 사고로 남편·아들을 잃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작은 김치죽집을 운영하는 향숙과 주변 인물들의 따뜻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고아트(GOART) 문화사업단’이 기획했다. 사업단은 이번 연극 공연을 계기로 김치 브랜드 상품인 ‘예향 김치’도 만들었다. 남도의 김치가 연극에 담기고, 연극이 실제 김치 맛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예인방은 이번 공연에 앞서 박희태 국회의장과 여·야 각 당 대표, 국회의원 등을 초청해 토종 경종배추와 홍갓 등으로 김치 담그기 및 김치 나눔 행사를 한다. 이날 담근 김치는 소외계층에게 전달된다.

 김 대표는 “버무리고 익혀 맛을 내는 김치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맛이자 멋이다. 배워서 터득하는 게 아니라 타고난 핏줄로 흐르는 정서”라고 말했다. 예인방은 나주에서 1981년 창단, 30년간 100여 편의 창작극을 공연해 왔다.

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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