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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박상원씨 휴먼원정대 캠프 방문

중앙일보

입력

11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3시) 초모랑마 휴먼원정대 베이스 캠프에는 모처럼 만에 귀한 손님들이 방문해 대원들의 사기가 크게 올랐다. 이날 평소 엄홍길(45,트렉스타) 등반대장과 친분이 있는 탤런트 박상원, 황인성 씨가 없는 시간을 쪼개서 벤처 기업인 박진환,사진작가 김우영,방송작가 도순아 씨 등과 함께 1주일간의 캐러반 끝에 건강한 모습으로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 이들 중 박상원, 황인성 씨는 베이스 캠프에서 사흘간 머물고 하산할 계획이며 나머지 사람들은 대원들과 등반이 끝날 때까지 이 곳에 머물 예정이다.

5천m대의 산을 처음 찾았다는 탤런트 박상원 씨는 "니알람(3천7백m)에서 첫 날을 보낼 때 가장 힘들었다"며 "나무 한 그루 없는 척박한 땅이지만 팡라(5천m)에서 초모랑마의 모습을 처음 보면서 황량하다는 느낌보다는 신비의 왕국에 첫 발을 내디뎠다는 황홀감이 온 몸을 감쌌다"고 소감을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히말라야를 처음 찾은 탤런트 황인성 씨도 "이 곳에 오기 전 5주간 코오롱 등산학교에서 정규반 교육을 받은 것이 캐러반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하루 쉬고 인트람(5천8백m)까지 올라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10일 오후부터 휘몰아치기 시작한 바람은 밤새 베이스 캠프의 텐트를 뒤흔들었다.순간 초속 30m 정도는 될 듯 싶은 '바람의 합창'에 많은 대원들이 잠을 설쳤다.그리고 11일 캠프3(8천3백m)까지 남은 물량을 수송하기 위해 전날 노스 콜(7천1백m)에 올랐던 셰르파들도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ABC(전진 베이스 캠프,6천3백m)로 하산했다.

12일 베이스 캠프를 출발, 마지막 시신 수습을 위한 등반에 나서게 되는 대부분의 대원들은 11일 베이스 캠프에서 차분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벌써 베이스 캠프 생활이 35일째로 접어드니 대원들은 쉴 때마다 음식 이야기가 대화의 주를 이루고 있다.그래서 베이스 캠프에 있는 14명의 대원을 상대로 '지금 현재 가장 먹고 싶은 음식 3종류를 소개하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곱창구이'가 다섯 명의 대원이 추천해 1순위로 꼽혔다.

그리고 민물과 바다고기를 모두 합칠 경우 생선회도 다섯 명의 대원이 손꼽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민물회로는 송어회가 두 명,바다 회로는 서대회,주문진 잡어 물회,일반 회가 각각 한 명의 대원이 추천을 했다.

2위로는 의외로 세 명의 대원이 사철탕을 꼽았다.일부에서 혐오식품이라는 지탄을 받지만 아직도 한국인들의 사랑받는(?) 음식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 보인 셈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런가 하면 김치찌개,닭 칼국수,삼겹살,한우 생고기가 각각 두 명의 대원들이 먹고 싶은 음식으로 꼽았으며 이밖에 감자탕,골뱅이 무침,돼지 국밥,막국수,민물 매운탕,탕수육,칡냉면,청양고추 짬뽕 등 가격은 1인분에 5천 ̄1만원하는 저렴하면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음식들이 한자리씩을 차지했다.그러나 의외로 복 불고기를 비롯해 목포 삼합(홍어회+돼지고기+묵은 김치)과 특급호텔의 일식 뷔페 등 상대적을 비싼 음식을 꼽은 대원도 있다.

이에 대해 일식 뷔페를 추천한 MBC의 이춘근 대원은 "주말에는 참치 뱃살도 제공되며 부가세와 봉사료를 합쳐 4만8천원을 받는데다 멤버십 카드를 갖고 있으면 세 명이 입장할 경우 한 명은 공제해 주므로 결코 바싼 것이 아니라"고 강조해 역시 신세대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눈에 띈 것은 방콕의 대형 씨푸드(해산물 음식점)가 리스트에 오른 것이다.히말라야를 원정 오는 대부분의 대원들은 원정이 막바지에 다다르면 하루 빨리 등반을 마치고 카투만두에 내려가 목욕을 한 후 삼겹살에 소주 한잔 마시는 것을 첫번째 하고 싶은 일로 꼽는다.그리고 두 번째는 서울로 가는 길에 방콕에 들려 값싸고도 맛있는 해산물 요리를 포도주에 곁들여 마음껏 먹고 싶어 한다.방콕 씨푸드 점이 리스트에 오른 것을 보니 이번 원정도 어느덧 끝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

이번 원정도 어느덧 두 달이 지났고 20일도 채 안 남은 상태다.앞으로 일주일 안에 시신 수습이라는 소식을 보낼 수 있기를 손꼽아 기다린다.그리고 1위 음식을 추천한 대원 중 한 사람을 뽑아 카투만두에 내려가 싯가 미화 50달러 상당의 와인 한 병을 증정하기로 했다.

한편 양정고 100주년 기념 에베레스트 원정대와 한양대 에베레스트 원정대를 격려하기 위해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를 찾은 위문단들은 오늘 모두 하산했다고 알려왔다.그리고 양정고 원정대에 의하면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 모인 23개 원정대도 현재 7천m 이상 고지대에서 부는 강풍 때문에 모든 대원들이 하산했다.이들은 10일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기상 정보를 주고 받았으나 아직까지 등반 최적일을 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해왔다.

초모랑마 베이스 캠프=김세준 중앙m&b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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