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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나위 총리 “한국은 아프리카 국가의 경제개발 모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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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가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아프리카 경제발전과 아시아국가와의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경제성장은 세계 어느 곳에도 희망없는 나라는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G20(주요 20개국) 서울 정상회의에 온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가 11일 한국의 발전에 경의를 나타냈다. 제나위 총리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충청포럼(회장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주최로 열린 ‘아프리카 경제발전과 아시아국가와의 경제협력 방안’ 주제의 강연에서 “한국의 경제 개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아프리카에 큰 선물”이라고 밝혔다. G20 비회원국 정상인 제나위 총리는 아프리카연합(AU) 산하 경제협력프로그램인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새로운 파트너십’(NEPAD) 의장 자격으로 11~12일에 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1960년대 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독립할 때 한국은 전쟁 직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았다”고 상기한 뒤 “그러나 5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첨단기술로 무장했지만 한국보다 잘 살았던 아프리카 국가들은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세계 여러 국가들이 아프리카 개발에 자신의 모델을 이식하려고 하는데, 한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오랫동안 원조를 받았던 만큼 아프리카에 적합한 개발모델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난의 경험이 있는 한국의 독특한 면모가 한·아프리카 관계에 주춧돌이 될 수 있다”며 “한국이 아프리카에 도움을 주고 녹색성장 등 세계경제질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제나위 총리는 “이번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전세계적인 잉여 자본과 인력이 아프리카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요청할 것”이라며 “잉여자금이 아프리카로 전환될 수 있다면 현재 세계가 직면한 문제의 상당수가 해결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아프리카가 경제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회의가 사상 처음으로 최빈국의 성장과 개발을 의제에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주도적 역할을 한 한국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충청포럼 회원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 임종룡 기획재정부 차관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승호 기자

◆멜레스 제나위=에티오피아 반정부 게릴라 출신으로 91년 멩기스투 공산정권을 물리치고 대통령에 올랐으며 95년 총리에 취임한 뒤 현재까지 재임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에선 군 통수권을 쥐고 있는 총리가 실세다. 그가 추진한 경제개발 정책으로 에티오피아는 최근 수년간 연 10%가 넘는 경제성장을 이뤘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5월 실시됐던 총선에서도 압도적 승리를 거두고 2015년까지 임기를 연장했다. 지난 8월엔 한국의 사례를 본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입안하기도 했다. 유엔 기후변화 재정담당 고위급 패널의 공동의장을 맡는 등 국제활동도 활발하다. 지난 5일 이 패널의 또다른 공동의장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함께 기후변화 대처를 위한 1000억달러 규모의 기금 조성 보고서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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