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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프랑스 최대 에너지 기업 ‘토탈’ 드 마주리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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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중국과 같은 신흥개발국의 에너지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다.”

 프랑스 최대이자 세계 5위의 에너지 기업인 토탈(TOTAL)의 크리스토프 드 마주리(59·사진) 회장은 국제 유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 G20(주요 20개국) 비즈니스 서밋(10~11일)’에 앞서 8일 본지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다.

 드 마주리 회장은 “이란은 에너지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로 이란에 대한 제재는 국제시장 수급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문제는 유가가 얼마나 빠르게, 어느 수준까지 오르느냐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국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상황이 점진적이고 천천히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드 마주리 회장은 한국의 원자력 기술을 호평하고,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토탈은 미래 에너지원으로 원자력에 관심이 높다”며 “토탈은 한국의 국제 원전시장 진입을 매우 관심 있게(with great interest)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토탈은 지난해 한국이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에서 한국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이어 “한국은 원자력 기술을 잘 발전시켜 왔다. 이제 그 기술을 국제 시장에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UAE의 원전 건설을 맡은 게 좋은 증거”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에너지 회사의 CEO답게 그의 미래 관심은 ‘화석연료 이후’였다. “화석연료로는 미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탈은 태양광·바이오연료·원자력 등 저탄소 에너지 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며 특히 태양에너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스페인의 아벤고아(Abengoa)그룹과 아부다비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그 예”라고 소개했다.

 세계경제의 더블딥(회복 후 다시 침체)은 피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드 마주리 토탈 회장

그는 “선진국들은 높은 실업률을 동반해 매우 느린 경기회복 과정을 겪고 있지만 신흥국은 위기를 극복하고 빠른 성장의 길로 들어섰다”며 “신흥국의 역동성이 더블딥 현상을 피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위기를 발생시켰던 많은 요인이 여전히 존재하고, 이런 요인들은 국제사회를 통해 해결된 적이 없다”며 “시장에서 위험이 발생했을 때 기업을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안정성’이 필요하며 안정성의 핵심은 금융시스템 규제”라고 주장했다.

토탈은 2003년 삼성과 합작으로 삼성토탈을 설립하는 등 에쓰오일·SK 에너지 등 여러 국내 기업과 손잡고 국내외에서 석유 화학·윤활유·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다. 드 마주리 회장은 “한국은 다양한 분야의 합작사가 있는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과의 합작과 협력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토탈은 앙골라·나이지리아 해안에서 진행하는 에너지 개발사업을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과 함께 하고 있고 삼성중공업과는 연안·심해 개발사업을, SK에너지와는 예멘·베트남·오만 등에서 주요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다”며 “모두 믿음직하고 신뢰할 만한 회사며, 한국의 조선·해양플랜트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가스공사와는 액화천연가스(LNG) 부문에서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토탈이 이란에 대한 투자를 축소한 것과 관련해 “이란 제재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미국·유엔·유럽연합(EU)·캐나다·호주 등 각국에서 발표됐다”며 “토탈은 관련 법에 따라 이란에서의 활동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에 참가하는 서울 비즈니스 서밋에서 “녹색성장을 이루기 위한 기업의 역할과 환경을 보전하며 에너지 생산을 늘릴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능하다면 이번 방한 기간에 한국의 다양한 전통음식을 맛보면서 한라산의 가을 풍경을 즐기기 위해 제주도를 여행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피력했다.

염태정 기자

◆토탈그룹=정유·석유탐사·화학제품 생산 등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 기업이다. 로열 더치 셸·엑손 모빌 등에 이은 세계 5위의 에너지·화학 기업이다. 1924년 설립됐다. 프랑스 시가총액 1위다(1200억 달러· 2010년 9월 기준). 지난해 매출 18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세계 130여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직원 수는 9만6000여 명이다. 드 마주리 회장은 1974년 토탈에 입사해 석유탐사부문 사장을 거쳐 2007년 2월 CEO에 취임했고 지난해 5월부터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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