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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건국대 연구소,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이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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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양자 상 및 소자 전공과정의 연구원과 물리학과 박배호 교수(왼쪽)가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건국대의 연구역량 강화와 연구 네트워크 국제화 사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적인 연구소를 유치해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노벨상 수상자 등 세계 석학들을 교수로 초빙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 2008년 핀란드 VTT 공동연구소에 이어 지난해에는 세계적 연구소인 독일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 연구소를 유치했다. 첨단 연구시설의 상징물인 클린룸도 교내에 3곳이 생겼다. 이는 연구비 증가로 이어져 2009년 결산 기준 외부 연구비 수주액이 1000억원을 넘었다. 지난 2004년 246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또 교과부에서 선정하는 세계수준 연구중심대학 육성 사업에도 총 6개 과제가 선정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건국대의 연구역량 강화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연구소를 살펴봤다.

김지혁 기자 , 사진제공=건국대

차세대 소자 원천기술·나노신소재 개발

건국대 물리학과 박사과정의 김진수(32)씨는 현재 일본 출장 중이다. 오사카대 토모지 가와이 교수 연구실에서 나노 입자와 나노 와이어 제조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건국대가 세계수준 연구중심 대학(WCU)에 선정되면서 지원을 받았다.

 건국대는 WCU 사업의 일환으로 ‘양자 상 및 소자 전공’을 개설하고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양자 상 및 소자 전공은 다양한 양자역학 현상을 연구해 D램 반도체와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뛰어넘는 차세대 초고속·초고집적·초고효율 소자 원천기술과 나노 신소재를 연구하고 개발한다.

이를 응용한 기술은 차세대 메모리뿐만 아니라 고효율 태양전지, 발광다이오드(LED) 개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 기술로 평가 받는다. TV처럼 곧바로 켜지는 컴퓨터가 가능해지고 휴대전화에도 고성능 컴퓨터를 내장할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건국대는 기술개발을 위해 미국 로스 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쾅시 지아 박사, 일본 응용물리학회장을 역임한 동경공업대 히로시 이시와라 교수, 나노 바이오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인 토모지 교수 등을 교수로 초빙해 강의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반도체 제조공장 수준의 ‘클린 룸 연구실’을 비롯해 첨단설비와 장비들을 갖췄다.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박배호 교수는 “양자역학을 응용한 새로운 소자가 개발되면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속도가 빨라져 D램이 필요없다”며 “반도체업계에서는 지금 양자역학과 전자공학을 모두 잘 아는 연구인력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해 차세대 소자와 신소재 개발을 전담할 핵심 연구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며 “세계시장을 선도해온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메모리 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대학에 요구해온 산업 맞춤형 인력 양성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연구중심대학은 대학원 과정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건국대는 학부과정과 연계한 전공과정을 개설했다. 인재 확보와 연구의 연속성을 위해서다. 대학원 과정 전공자들에겐 등록금 전액 면제와 석사과정 월 50만원, 박사과정 월 100만원의 생활비도 지원한다. 또 해외 석학들의 소속 대학 및 연구소에 파견돼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연평균 1회 이상 국제 학회 발표 기회도 주어진다. 양자 상 및 소자 전공 석박사 입학 대상은 학부과정 물리·화학·생물·재료공학·전자공학 전공자다. 학부생들도 2학년부터 이 전공들을 선택할 수 있으며 해외 석학이 몸담았던 해외 기관에 교환 학생으로 가는 기회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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