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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투자상품 … 약세장 속 뿌리칠수 없는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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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다음달부터 석유.금.구리 등 각종 원자재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이 나는 장외파생결합증권이 선보이게 된다.

지금까진 장외파생증권은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의 주가를 기준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만이 있었지만, 보다 다양한 상품군에 투자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현재 우리투자.굿모닝신한.대우.하나.동원 증권 등이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선 5월9일께 석유.알루미늄.고철.아연 등 원자재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증권이 일반에 판매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은행 금리가 낮고 주식시장 전망도 불투명한 가운데 각종 대안투자(AI) 상품들이 있따라 나와 투자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넘쳐나는 새 상품들이 장점만 부각되고 위험요소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묻지마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숨은 위험=현재 시중에 나왔는 대안투자 상품은 멀티에셋펀드.해외펀드오브펀드.ELS펀드.부동산펀드.선박펀드 등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들 펀드는 대체로 은행 예금이자보다 2~3%포인트 높은 수익률이 제시된다. 하지만 이들 상품에는 투자자들이 꼭 살펴야할 위험 요소가 숨어 있다. 최근 몇몇 증권사가 선보인 멀티에셋펀드는 주식.채권.부동산.실물 지수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이 펀드들이 이전 분기에 수익률이 높았던 자산 위주로 투자를 하게 돼 있어 요즘처럼 자산의 가격 변동 사이클이 짧을 때에는 계속 뒷북만 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해외 펀드오브펀드는 해외의 다양한 펀드에 분산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부각돼 올초 판매가 급증했다. 그러나 환헤지가 제대로 되지 않은 가운데 해외 주요국 증시가 급락해 수익률이 엉망이다. 또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펀드오브헤지펀드의 경우 투자구조가 복잡해 손실이 나도 어떤 이유인지를 확인하기 어렵다.

안정적이면서 고수익을 노리는 ELS펀드는 거의 매주 새상품이 쏟아질 정도로 인기다. 하지만 최근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서 수익을 낼 기초 재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표적 실물펀드인 부동산펀드는 대부분 건설 프로젝트 시공사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시공사가 부도위기에 처하거나 실분양률이 낮은 경우엔 원리금의 회수가 늦어지거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연 5.8%대의 고정수입이 거의 보장되는 선박 펀드도 부담은 있다. 7~10년 만기동안 중간 환매가 불가능한데다, 증권시장에 상장됐다 해도 거래가 적어 환금성에 제약이 크다. 또 배를 빌려간 해운업체가 파산하거나, 마지막에 배를 처분하거나 재용선할 때 경기가 좋지 않으면 손실이 생길 수 있다.

◆적절한 분산투자 필요=CJ자산운용의 강창주 AI팀장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안상품 중에는 위험 수준에 비해서 기대 수익률은 낮은 경우가 많다"며 "특히 원금보존 등의 조건을 내건 상품들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주식, 채권, 대안투자증권 등 다양한 상품군에 위험을 적절히 분산해 투자하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대한투자증권의 이상훈 상품개발팀장은 "대안투자 상품에 가입할 때는 장점보다는 위험을 중심으로 재무상담사와 논의하고 이를 감내할 수 있을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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