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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분노” 도쿄서 4500여 명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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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6일 일본 도쿄 히비야(日比谷)공회당에서 열린 반중 시위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우리가 이길 때까지 중국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우익단체 회원 외에 여성·학생 등 4500여 명이 참가했다. [도쿄 AP=연합뉴스]

중국의 어선이 의도적으로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을 들이받는 동영상이 유출되며 일본에서 반중(反中)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6일엔 중국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도쿄 도심에서 벌어졌다.

 도쿄 히비야(日比谷)공회당에서 열린 반중 시위에는 4500여 명이 참가했다. 9월 초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사태 이후 도쿄에서 열린 대규모 반중 시위는 이번이 세 번째다. 우익단체 회원들을 중심으로 2000여 명이 모였던 과거 두 차례 시위와 달리 이날은 여성과 학생들이 부쩍 늘었다. 처음 시위에 참가했다는 지바(千葉)시의 한 30대 주부는 “유튜브에 유출된 동영상을 보고 중국에 분노를 느꼈다. 일 정부가 국민들에게 어디까지 숨기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를 주최한 우익 단체인 ‘힘내라 일본’의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전 항공자위대 막료장) 회장과 야당인 자민당 총무회장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의원은 “(동영상이 유출되고서야) 일본 국민이 진실을 알게 됐다”며 민주당 정권의 나약한 외교정책을 비난했다. 시위대는 ‘중국의 센카쿠열도 영해 침범과 침략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긴자(銀座) 거리를 행진했다. 7일 교도통신이 발표한 간 나오토 내각 지지율은 발족 이래 최저 수준인 32.7%로 떨어졌다. 한 달 전보다 14.9%포인트 하락했다.

 문제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출되자 해상보안청에는 하루 만에 114건의 전화가 걸려왔다. 대부분이 “동영상을 공개하길 잘했다” “범인 색출을 하지 말아달라”는 격려의 전화였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7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문제의 동영상은 오키나와(沖<7E04>)현 이시가키(石垣) 해상보안부에서 편집된 내용과 일치한다”고 보도했다.

◆중·일 응원석 분리=8일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중·일 축구 경기를 위해 중국 공안당국이 일본인들을 위한 특별 관람석을 설치하기로 했다고 지지(時事)통신이 7일 보도했다. 특별 관람구역은 2곳에 설치된다. 광저우 주재 일본 총영사관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입장권 좌석표와 관계 없이 일본인들은 전용 관전구역에서 응원하도록 촉구했다. 또 ▶상대국(중국)에 대한 비우호적인 응원 자제 ▶사람이 많이 모인 곳 출입 자제 ▶지나치게 눈에 띄는 행동 자제 등의 행동수칙도 발표했다.

◆중·러 재무장관 불참=중국·러시아 재무장관이 5~6일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에 모두 불참했다. 중국은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 대신 왕쥔(王軍) 재정 부부장(차관)을 보냈고, 러시아의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 대신 드미트리 판킨 재무차관이 참석했다. 양국 재무장관이 회담에 불참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센카쿠 열도와 쿠릴열도 영유권 갈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된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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