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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cover story] 69년 클리프 리처드 내한 공연서 '오빠부대'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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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클럽이 사회에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가수 클리프 리처드의 내한공연에서 흥분한 여학생들이야말로 한국 '오빠 부대'의 원조 격. 클리프 팬클럽(CFC)은 이에 앞선 65년에 결성됐다. 경기.이화.숙명.진명.정신 등 5개 명문 여고 학생들이 주축이었다. 2000여 명까지 불어난 팬클럽 회원은 엽서를 주고받으며 소식을 전했고, 매주 토요일 고궁 등에서 만나 정보를 교환했다. 팬클럽이라면 안 좋은 이미지를 줄까봐 교복을 입고 만나던 시절이었다.

"기도하는-" "꺄악!"으로 상징되던 조용필의 80년대는 '오빠 부대'가 대중문화의 최고 소비층이 되던 시기였다. 연예계와 스포츠계로 확장되던 팬클럽 문화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 것은 90년대 초 서태지가 등장하면서다. 이때부터 팬덤이란 말도 생기고 이들의 능동성에 대한 학문적 연구도 뒤따랐다.

90년대 중반 H.O.T 팬클럽은 처음엔 연예 제작사의 기획으로 만들어졌으나 곧 정체성을 찾아 '노예 계약 파기하라'고 주장하며 기획사 측과 대립각을 세운다. 반면 90년대 후반 GOD는 스타와 팬 간의 수평적 관계를 만든 경우다. 사회학 박사인 박은경씨는 'GOD-스타덤과 팬덤'이란 책에서 "단순히 스타를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이 아이들을 돌보듯 보살펴주고 그들의 미래를 염려하는 것이 일반 팬클럽과 다른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때부터 '아줌마 부대'란 말이 생겨나며 팬덤의 연령층이 성인으로까지 확대됐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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