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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숲 속 100살 넘은 ‘큰나무’ 800여 그루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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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추정수령 1200년의 주목

백두대간 숲 속에 숨겨져 사람들의 발길이 닫지 않았던 추정 수령 100년 이상의 큰나무(Big Tree)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산림청 녹색사업단은 2005년부터 백두대간에서 어른들의 가슴높이 둘레가 2m 이상인 큰나무들을 조사, 800여 그루(28종)를 찾았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백두대간 큰나무 발굴은 3월 지리산과 울릉도에 이어 두 번째다.

 큰나무 발굴은 조사단원들이 3팀(2인1조)으로 나뉘어 지역 주민의 정보와 항공사진 등을 이용해 설악산 등 백두대간을 6년 여 동안 뒤져 찾아냈다. 이번에 찾아낸 큰나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설악산에 있는 수령 1000년 이상으로 추정되는 주목이다.

 설악산 한계령~대청봉 구간 해발 1250m에 있는 이 주목은 둘레가 4m가 넘는다. 생육상태가 양호한

추정수령 400년의 피나무

이 주목은 상층부 줄기가 울퉁불퉁해 ‘추남 주목’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이밖에 설악산 저항령~미시령(해발 1250m)구간에서는 추정수령 600년 이상된 신갈나무를 찾아냈다. 녹색사업단이 이번에 찾은 큰 나무는 백두대간 남부권역(지리산계∼황악산계 130.5km) 57그루(9종), 중부권역(국수봉산계∼선달단계 203.9km) 164그루(13종), 북부권역(태백산계∼마산계 259.7km) 580그루(20종) 등이다.

 나무별로는 국내 대표 수종인 신갈나무가 396그루로 가장 많고 소나무 183그루, 피나무 43그루, 주목 39그루 등의 순이다.

 녹색사업단은 GPS를 이용, 큰나무의 위치를 확인하고 사진촬영과 추정수령 등의 자료를 컴퓨터에 저장했다. 나무 전문가들이 매년 한차례씩 생육상태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나무가 고사하는 등 문제가 있을 경우 주변 생태환경 조사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또 이들 나무를 소개한 책자도 발간했다. 이 책자에는 대표적 큰 나무 160여 그루(18종)의 생육지를 비롯해 가슴높이 둘레, 사진, 나무모양에 얽힌 별칭 등을 소개하고 있다.

 백두대간의 대표적인 풍경과 숲, 야생화, 표지석 등의 사진도 곁들였다. 책자에 소개되지 않은 큰나무들에 대한 정보는 녹색사업단 우리 숲 큰나무 홈페이지(www.koreabigtree.co.kr)를 통해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조현제 녹색사업단장은 “한반도 산림생태계 근간인 백두대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초 자료”라며 “우리 숲이 가진 녹색역사의 자긍심과 도벌, 벌목 등 서글픈 현실도 국민에게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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