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장애인 경기도 많이 봐줬으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여러차례 국제 대회를 통해 한국 국민과 정부 관계자들의 장애인 스포츠에 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체전처럼 일반인들이 직접 장애인 스포츠를 경험할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0일 충북 청주에서 개막한 제25회 전국 장애인체육대회를 참관하기 위해 방한한 필립 크레이븐(55)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한국 장애스포츠는 1988년 이후 계속 발전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특히 탁구의 경우 장애인과 일반 스포츠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아테네에서 금메달을 딴 유승민 선수의 경기를 보고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 때 휠체어농구 선수로 참가했던 크레이븐 위원장은 2002년 부산 아태장애인경기대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이다.

"북한은 현재 회원국이 아닙니다. 그러나 한국 측에서 정식으로 요청해오면 남북교류를 위해 적극 도울 생각입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처럼 2008년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개막식에도 남북 장애인 선수단이 동시입장한다면 얼마나 감동적이겠습니까."

그는 남북 교류가 장애인 스포츠로도 확대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세계평화 기여'라는 IPC의 정신과 상통한다고 강조했다.

16세 때 암벽 등반을 하다 떨어져 장애인이 됐다는 크레이븐 위원장은 "장애인에게 스포츠는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스스로 확인하고 새 힘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의 모국인 영국의 경우 스포츠복권기금을 일반 스포츠뿐 아니라 장애인 스포츠를 위해 함께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시드니와 아테네 장애인올림픽 때 언론의 관심 덕분에 장애인 스포츠 스타들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김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