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7 대책 그후 한 달] 강남 재건축 안정… 판교 열풍은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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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청약 과열과 재건축으로 인한 집값 상승을 막겠다는 정부의 2.17 대책이 나온 지 한 달 동안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시장은 다소 안정됐지만 분당.용인 집값은 여전히 강세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텐커뮤니티 조사 결과 서울 재건축아파트값은 대책이 나오기 전 한 달 동안(1월 14일~2월 17일) 7.18% 올랐지만 대책 발표 후(2월 18일~3월 14일)에는 0.28% 오르는데 그쳤다. 개발이익환수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업 초기 저층 재건축아파트값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초고층 재건축 불가 방침으로 한 달 새 5000만~1억원 뛰던 강남권 고밀도지구 아파트값도 보합세로 접어든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 전체 아파트값은 대책 발표 전 한 달간 2.35%에서 대책 발표 후 현재까지는 0.45%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개발이익환수제가 적용되는 아파트도 1월 중순 시세만큼 내린 것은 아니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13평형은 지난 1월 중순 평균 4억2000만원이던 것이 2.17 대책 발표 전 5억원으로 8000만원 올랐지만 현재 4억6500만원으로 한 달 동안 3500만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송파구 가락동 시영 15평형도 현재 평균 4억2000만원으로 대책 발표 직전보다 1000만원 하락했지만 1월 중순의 3억7000만원에 비하면 여전히 비싸다. 사업 추진이 빨라 개발이익환수제를 비켜갈 가능성이 큰 잠실 저밀도지구의 경우 최근 한 달 새 500~1000만원 가량 올랐다

판교 대책 약발은 크지 않다. 중대형 택지 공급 때 병행입찰제를 도입해 분양가를 평당 1500만원 이하로 낮추기로 했지만 인근 분당.용인 집값은 여전히 강세다. 분당 집값은 최근 한 달 새 0.5~0.68% 올랐다. 서현동 시범단지 한양 50평형은 대책 발표 전 평균 6억7000만원에서 지금은 1500만원 뛴 평균 6억8500만원이다. 용인도 지난 한 달 상승률이 0.46~0.6%에 이른다. 텐커뮤니티 김경미 팀장은 "앞으로 집값 흐름을 더 두고 봐야겠지만 개발이익환수제 시행으로 재건축은 일부 안정시켰지만 판교의 기대감은 꺾지 못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2.17 대책은 절반의 성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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