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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보성 이름 달고 토종공룡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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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코리아(속명)’와 ‘보성(종명)’이라는 한국 관련 단어가 들어간 공룡이 탄생했다. 속명과 종명이 모두 한국 관련 단어인 경우는 처음인데 한국 고유의 공룡이 발견됐다는 의미다.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허민 소장은 발굴·연구·복원 작업에만 7년여를 매달린 끝에 최근 복원에 성공한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Koreanosaurus Boseongensis·사진)’를 1일 공개했다. 백악기 말인 8500만 년 전 남해안 일대에서 서식하던 토종 공룡인데 그 모습을 복원해 국제 학계에서 공인을 받았다. 국내에 공룡 뼈 전문가가 부족한 데다 뼈가 묻혀 있던 암석이 단단해 뼈를 추려 내는 데 만 5년이 걸렸다.

 이날 공개된 공룡은 힙실로포돈류(Hypsilophodontid)로 현재의 사슴·영양 등과 비슷한 소형 조각류다. 네 발로 걸을 땐 사람 허리 높이지만 길이는 2.4m에 달한다. 중국을 빼놓고 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된 적이 없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굴됐던 공룡 발자국·알 화석에도 그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다. 2003년 5월 한국공룡연구센터 발굴팀이 전남 보성군 득량면 비봉리 비봉공룡알 화석지에서 일부 화석을 발견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 공룡이 한국 고유의 신속(新屬)·신종(新種)임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공룡에 코리아란 이름이 붙여진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화석의 보존 상태는 양호했다. 몸통뿐만 아니라 왼쪽 다리 부분 등을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 공룡연구센터 김정균 연구원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을 먹고 사는 힙실로포돈은 쥐라기 때 중국에서 주로 서식했으며 두 발로 빨리 뛰는 습성이 있다”며 “하지만 보성에서 발견된 화석은 백악기 후반으로 추정되며, 네 발로 걷거나 땅굴을 파는 등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모형은 2.4m 길이의 실물 크기다. 다른 공룡에 비해 어깨뼈가 크게 발달돼 있고 위 팔뼈 역시 기존에 알려진 공룡과 달리 크고 튼튼했다. 또 다리뼈와 대퇴골 길이 비율이 비슷해 뛰어다녔다기보다는 주로 4족 보행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공룡 복원 작업에는 1년이 걸렸다. 조각가와 컴퓨터 그래픽 전문가, 공룡센터 연구팀 등 10여 명이 투입됐다.

 전 세계적으로 공룡의 이름은 600∼700개에 달한다. 공룡 화석 등을 발견해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는 등 방법으로 관련 학계에 보고가 되면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는?

▶화석 발견 장소 = 전남 보성군 득량면

▶길이 = 2.4m(4족 보행 땐 사람 허리 높이)

▶몸무게 = 100㎏

▶주식 = 땅에서 자라는 식물로 추정

▶서식지 = 한반도

▶시기 = 백악기 후기

▶특성 = 땅을 파는 등 위장 위주. 목이 길다

자료 :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광주=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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