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뺨치는 일진회] "외모·싸움·돈이 주요 선발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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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 나잖아요. 우리들이 지나갈 때 애들이 쫄아서(겁 먹어서) 피하거든요. 그때 기분 짱(최고)이에요."

경기도 일산의 중학교 2년생 최모(15)군이 '일진'이 된 이유다. 동급생들에 대한 우월감이 일진회 활동의 가장 큰 동기라는 것이다.

최군이 속한 일진회는 지난 7일 신입생을 뽑았다. 외모, 싸움, 부모의 경제력을 주요 선발기준으로 삼았다. 그중 어느 것 하나만 특출해도 최종 면접까지 올랐다. 여학생은 '전교 30등 이상'이라는 성적 제한이 있었다. 형이나 언니가 일진이면 '특혜'가 주어졌다.

최군은 신고식인 '물갈이'를 기대하고 있다. 2, 3학년 선배들이 돌아가면서 신입 회원들의 가슴.배 등을 때리는 행사다. 그는 "단합을 다지는 과정일 뿐"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각 학교의 일진은 학년마다 10여 명 선. 가입도 탈퇴도 자유롭지 않다. 성적이 상위권인 박모(14)양은 입학 직후 선배들의 일진 가입 권유를 거부했다. 그 뒤 박양은 일진들에게 수시로 매맞고 돈을 빼앗겼다. 부모는 학교와 경찰에 사정했지만 허사였다. 결국 부모는 선배 일진들에게 하소연해 딸의 폭행을 막았다.

방과 후 여학생 일진들은 공원에 모인다. 옷을 갈아입고 화장하기 위해서다. 변신한 일진들은 PC방.술집.나이트클럽으로 향한다.

술자리는 곧잘 성관계로 이어진다. 서울 S여중 일진 김모(15)양은 "중학교 2학년이면 (성관계를) 할 만한 애들은 다 한다. 장소는 주로 부모가 늦게 오는 친구집"이라며 "여자애 한 명이 남자 여러 명과 성관계를 갖는 경우도 꽤 있다"고 말했다.

백일현.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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