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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매운 맛 한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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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식품박람회에서 9일 한국 음식관을 찾은 일본 고객들이 고추장 비빔밥을 시식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제30회 국제식품.음료전(FOODEX)이 열리고 있는 일본 도쿄 인근 마쿠하리(幕張)메세. 세계 각국에서 2300개사가 참가한 아시아 최대의 식품박람회인 이곳에는 2만5000여명의 바이어들과 업체 관계자들이 한데 몰려들어 열띤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87개 농산물업체와 19개 수산물업체가 참여한 한국관이었다.

비록 면적 면에서는 이탈리아.미국에 뒤지지만 계약 상담을 하는 바이어들과 한국 음식을 시식하려는 일반 관람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게다가 한국관 옆에는 '겨울연가''대장금'을 비롯한 각종 한국 드라마의 명장면을 보여주는 '한류관'을 별도로 설치해 고객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이제까지 단순히 김치에 쏠렸던 고객들의 관심이 크게 넓어졌다는 점이다.

'김치와 우동의 만남''김치와 치즈의 만남' 등 김치를 응용한 여러 신제품이 등장해 눈길을 끈데다 웰빙 먹거리 열풍을 타고 홍삼.찰떡 등에도 많은 인파가 몰렸다. 또 이번에 처음 참가한 냉동 해물전 업체에도 많은 일본 요식업 관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안농산 이경신 생산팀장은 "일본 바이어들이 찾아와 몇 마디라도 한국어로 말을 건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겨울연가' 등을 화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돼 계약 분위기도 더 부드러워졌다"고 말했다.'고추장 버터 비빔밥''오징어 돼지 불고기' 등 한국 업체들이 내놓는 시식코너에는 100여 명에 가까운 줄까지 생겼다.

한국관 부스를 둘러보던 일본 최대 식품업체 닛신(日淸)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한류 열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제 일본에는 한국 음식에 대한 수요가 어느 정도 굳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의 성광돈 과장은 "바이어들이 재료 재배단계에서 썼던 농약 종류까지 꼬치 꼬치 캐묻는 등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지바=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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