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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이동저장장치 '600억 황금시장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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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B저장장치 시장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그 특허를 가진 회사는 세계적으로 3개뿐이다. 국내에서는 아이피아가 가지고 있다

요즘 새로 컴퓨터를 사는 사람들은 좀 당황하게 된다.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FDD)가 아예 없기 때문이다. A드라이브를 없애버린 것이다. 지난해 6월부터 나오는 컴퓨터는 어는 회사 제품이든 그렇다. 기존 컴퓨터에는 A.C.D 드라이브가 꼭 있었다.

C드라이브는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다. D드라이브는 CD롬을 작동한다. A드라이브는 플로피 디스크에 저장하거나 저장된 데이터를 읽는 장치다.

기존에는 문서를 저장해 이동할 때 누구나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했다. 저장용량이 1.44MB에 불과했으나 보편화된 저장장치였다. 중고생들이 교사에 숙제를 제출할 때도 종이에 인쇄해 내는 게 아니라 플로피 디스크에 저장해 낼 정도였다. 그런 FDD가 대체 왜 사라졌을까. 쓰임새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플로피디스크는 편리하나 용량이 작다. 텍스트 문서를 저장해 가지고 다니는 데는 문제가 없으나 큰 이미지는 그럴 수 없다. 프로그램 하나를 저장하는 데도 10개 정도는 있어야 한다. 동영상 저장은 아예 힘들다. 호주머니에 곱게 넣고 다녀도 손상돼 저장한 데이터를 잃기 십상이다. 뿐만 아니다. 요즘은 굳이 저장장치를 휴대하지 않아도 된다. 이메일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고 웹하드 등 이용자도 늘었다.

더욱 유용한 대체 저장장치도 개발됐다. USB저장장치다.이 저장장치는 가장 용량이 적은 게 128MB다. 플로피디스크의 90배 정도 된다. 이만으로도 이미지 등 어지간한 크기의 데이터는 저장해 가지고 다닐 수 있다. 256MB.512MB짜리도 나왔고 심지어 1GB짜리도 출시됐다. 앞으로 8GB, 16GB도 나올 예정이다. 거의 무한대의 용량을 저장해 휴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손가락보다 작은 막대모양이어서 판자모양의 플로피디스크보다 가지고 다니기 편하다. 뚜껑을 닫고 가지고 다니니 데이터가 손상될 염려도 없다. 열쇠고리에 끼거나 목걸이로 차고 다닐 수도 있어 분실의 우려도 적다.

이메일로 대용량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보안이 문제가 된다. 보안을 위해서는 스스로 저장해 가지고 다니는 게 최고다. 전자금융거래에 필요한 공인인증서는 이런 이동식 저장장치에 저장해 휴대하는 게 편하고 안전하다.

요즘 USB저장장치를 생산하는 회사도 많고 가격도 크게 내렸다. 그러나 그 생산을 위한 특허를 가지고 있는 회사가 국내 딱 한 곳, 세계적으로는 3곳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미국의 M시스템, 중국의 넥텍, 한국의 템피아 계열 아이피아다. M시스템과 넥텍이 자국 내에서 먼저 특허를 받았다. 아이피아는 2000년 3월 특허청에 출원, 2002년 10월 등록했다. 미국, 유럽 3개국, 일본에도 특허 등록했다.

이들 3개 회사만이 그 특허를 갖고 있음에도 그동안 너도나도 USB 저장장치를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 회사의 공지기술을 본뜰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허 출원한 회사들은 그 기술의 유일성을 인정받기 위해 일정 기간 대중에 기술을 공개해야 한다. 여러 회사들이 그 기술을 모방해 생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특허를 취득한 회사들이 슬슬 시비를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아이피아는 지난해 9월 삼성물산과 통상실시권 계약을 맺었다.

삼성물산에 특허료를 받고 제조.생산.판매권을 준 것이다. 삼성물산은 USB저장장치를 생산해 계열사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수출도 하고 있다. 아이피아는 다른 중소기업과도 이와 같은 계약을 했다.

이들 중소기업들은 매출의 2~5%에 해당하는 특허료를 아이피아에 주고 USB저장장치를 개발, 자체 판매하거나 대기업 등에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USB저장장치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200만개 정도가 판매된 것으로 업계는 집계한다. 600억 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그 전 해는 100만~120만개가 팔렸다. USB저장장치가 국내 판매되기 시작한 것이 2000년 말인데 비춰보면 매우 빠른 성장세다. 올해는 300만개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상당기간 해마다 30~40%는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이피아는 아름다운 골드형 스틸 소재의 외장을 채택하고 있다. 목걸이로 하고 다녀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플라스틱 외장의 제품과는 차별화한 것이다. 128MB짜리를 3만9000원에, 256MB는 6만9000원에 판다. 1GB짜리는 19만9000원이다.

요즘 온라인에서는 이보다 훨씬 싼 가격에 USB저장장치가 팔리고 있다. 이는 중국제를 들여와 가공한 것으로 앞으로 특허 시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아이피아 김정렬 대표는 말한다. 김 대표는 삼보컴퓨터 연구원으로 일하다 독립, USB 저장장치를 개발했다. 041-522-0885.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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