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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바지락 어장 되살아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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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잠수복 차림의 어민이 태화강 하구에서 채취한 바지락을 집어들고 있다. [울산시 제공]

태화강 하구 유역이 내년 상반기부터 바지락 어장으로 본격 개발될 전망이다. 바지락 채취가 금지된 지 25년만이다. 썩어가던 태화강이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덕분이다.

 이 유역은 1986년 말 태화강 수질오염을 이유로 바지락 채취가 전면 금지됐다. 1970년대까지 전국적인 바지락 종패(종자) 생산지로 명성을 떨치던 곳이다

 울산시는 “내년 상반기중 이 유역에서 바지락 채취가 가능하도록 내수면 어업허가를 내줄 방침”이라고 27일 밝혔다. 또 이를 위해 올해 안에 농수산식품부로부터 조개류 채취 허가를 받고,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내수면 이용 협의를 마치기로 했다.

 이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가 지난달까지 15개월간 조사한 결과, 수질과 바지락의 체내 중금속 오염도가 국내외 식품 허용 기준치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난데 따른 것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바지락 1kg당 체내 중금속 함유량은 카드뮴 0.08㎎, 납 0.28㎎, 수은 0.009㎎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 허용기준치(식품공전)의 기준치(카드뮴·납 2㎎,수은 0.5㎎)의 0.4~14%에 불과했다. 이들 중금속 외에 비소·크롬 함유량까지 규제하는 미국 FDA의 허용권고치보다도 크게 밑돌았다.

 수질도 L당 납·카드뮴·수은·아연·비소·크롬·구리 등 중금속 7개 항목 모두 해역수질 환경기준치의 10% 이하로 자연수준 함량인 것으로 평가됐다. 이 유역 해수 오염 측도인 화학적산소요구량(COD)도 우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 동안 청정해역 기준인 1등급(1㎍/L이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환경부 조사결과 이 유역이 시작되는 곳인 명촌교 아랫 지점의 경우 92년 COD가 11.4㎍/L,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8.4㎍/L로 물고기가 살기 어려운 5~6등급이었다. 그러나 97년무렵부터 수질이 좋아지기 시작, 지난해는 간단한 여과만으로 마실수 있는 수준인 1등급(BOD 2, COD 4㎍/L)인 것으로 조사됐다. 바지락 채취 금지가 시작된 86년 수질은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으나 92년보다 훨씬 심각했을 것이라는 것이 울산시의 추측이다.

 바지락의 질병 검사 결과 조개류 기생충의 일종인 퍼킨수스 마리누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타 지역으로 종패를 이식하는데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 유역에 총 1470t의 바지락이 살고 있어 연간 280t의 종패와 120t의 다 자란 바지락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40척의 어선이 조업할 경우 1척당 연간 3000만원 가량의 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울산시의 이기원 경제통상실장은 “주기적인 어장 환경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적인 바지락 생산과 청정한 태화강 이미지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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