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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고교 공부 늦깎이 학생 7명 같은 학과 입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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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 왼쪽부터 김석철.박문식.이손남.김례.박영동씨.

"한 사람도 낙오하지 않고 모두 원하던 대학생이 돼 너무 기뻐요. 지금까지 그러했듯 앞으로도 즐거움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서로 믿고 의지하는 버팀목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전주공업대학 사회복지경영학과 2005학번 새내기가 된 이손남(53).박영동(53).김례(47).정연덕(46).김석철(47).이광례(49).박문식(50)씨.

이들은 수십년간 바라던 '대학생 배지'를 달고 아들.딸과 같은 학생들과 함께 캠퍼스를 누빌 꿈에 부풀어 있다.

이젠 아저씨.아주머니인 이들은 고교 3년의 전 과정을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마친 동기동창생들이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2002년 3월 전주 진북고등학교 야간학부에 입학하면서다.

모두 어려운 집안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만 마치고 배움의 기회를 잃었다가 '못 다한 학업을 마치고파' 고입자격 검정고시를 통해 이 학교에 들어갔다.

일곱명의 늦깎이 만학도는 낮에는 바쁜 생활인으로, 밤에는 학생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나이차가 있고 성별도 달랐지만 뒤늦게 공부를 재개한 처지가 같아 서로 보살펴 주면서 끈끈한 정을 쌓았다.

나이가 가장 많은 이손남씨는 "공부가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다"며 "모르는 것은 서로 묻고 가르쳐 주는 등 함께 격려하고 부축해 준 것이 큰 힘이 돼 모두 무사히 고교 졸업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곱명은 고민이나 어려움을 스스럼없이 털어 놓을 정도로 친해졌고, 대학 진학도 처음에는 제각각 방향이 달랐지만 함께 얘기를 나누다 공감대가 이뤄져 같은 대학의 한 학과에 지원했다. 고령화시대를 대비해 노인복지 등 사회복지를 공부해 보자고 뜻을 한 데 모은 것이다.

"마음은 20대 청춘입니다. 꿈에 그리던 대학생이 된 만큼 하고 싶은 일은 욕심껏 다 해 볼 생각입니다. 미팅도 해 보렵니다."

나이가 가장 어린 정연덕씨는 "늦깎이 대학생활이지만 공부는 물론 모꼬지.축제.체육대회 등 모든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맘껏 즐길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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