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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봄이 혀끝에 사르르 춘곤증이여 안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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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파프리카.양송이.토마토.양상추.청경채 …. 봄의 에너지를 머금고 자란 채소들이다. 봄나물과 같이 각종 무기질.칼륨.철 등이 풍부해 봄철의 나른함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샐러드를 만들어 생으로 먹는 게 신선한 재료의 영양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이다.

봄은 활동량이 늘어나는 계절이다. 신진대사가 빨라진다. 피로도 잘 느낀다. 따라서 비타민 소모량이 겨울보다 3~10배나 늘어난다. 하지만 온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밀려오는 계절이기도 하다. 일에 대한 의욕도 떨어진다. 이게 2월 하순에서 4월까지 계속되는 춘곤증이다.

이럴 때 우리 조상들은 들녘에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봄나물을 즐겨 먹었다.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하우스 재배로 채소.과일에 '제철'이란 개념이 희미해졌다. 그러나 하우스에서 자란 사철 냉이라도 역시 봄에 먹어야 제맛이다. 제철에 나온 것이 값이 싸고 영양도 좋다. 입맛을 살리고 춘곤증을 막아주는 각종 봄나물의 건강학을 알아보자.

◆달래.냉이.씀바귀=동요에 나오는 '봄나물 삼총사'로 모두 이른 봄에 나온다. 달래는 마늘의 사촌이다. 한방에선 '들마늘'이라고 한다. 영어 이름도 'wild garlic'이다. 달래엔 마늘의 매운 맛 성분인 알리신이 들어 있다. 이때문에 마늘과 같은 항암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도 있다. 또 피로 회복에 좋은 비타민C도 풍부하다. 식욕을 되살리는 데도 그만이다. 칼슘은 봄나물 중 가장 많이 들어 있다. 달래의 칼슘 함량은 100g당 169mg으로 시금치(41mg)의 4배에 달한다(냉이 116mg, 쑥 93mg).


오산대 식품조리과 배영희 교수는 "깨끗이 씻은 뒤 고추장.식초.깨소금에 무쳐 먹거나(달래 무침) 된장국에 넣어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향이 독특한 냉이는 채소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다. 냉이 100g당 단백질 함량은 7.3g으로 배추(1.3g)의 거의 6배다. 단백질 식품인 두부(9.3%)에 견줄 정도다. 봄나물 중 비타민B1(피로 회복, 부족하면 안절부절 못하거나 화를 낸다)과 C(노화 방지, 피로 회복, 감기 예방)가 가장 풍부하다. 이때문에 춘곤증이 심한 사람에겐 필수식품이다.

씀바귀는 언뜻 보기엔 냉이나 고들빼기와 닮았다. 이름처럼 쌉싸름한 맛이 난다. 바로 이 쓴맛이 미각을 돋운다. 뿌리를 주로 먹는데 잠을 몰아내는 효과가 있다. 봄나물 중 비타민A(피부가 윤기나고 눈을 맑게 한다)가 가장 풍부하다(100g당 1018㎍).

◆더덕.두릅.쑥='신(新) 봄나물 트리오'다. 하우스산은 대개 3~5월에 나온다.

이 중 가장 먼저 출시되는 더덕은 씹을수록 진한 향이 남는다. 흔히 고추장 양념을 발라 구워 먹지만 이른 봄에 나는 연한 뿌리는 잘게 찢어 매콤하게 무쳐 먹는다.

4월께 나오는 두릅은 대개 잎(새순)을 먹는다. 잎 크기가 어른 엄지 손가락만할 때 먹어야 연하고 부드럽다. 이보다 커지면 질기다. 보통은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지만 튀김이나 물김치를 담가 먹어도 별미다.

인제대 식품생명과학부 김정인 교수는 "두릅은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백내장의 예방.치료에 효과적이란 연구 결과가 있다"고 전했다.

쑥의 제철은 봄나물 중 가장 늦은 5월이다. 영양적으론 칼슘.식이섬유 함량이 높다. 특히 식이섬유 함량은 100g당 3.7mg으로 배추(0.7mg).상추(0.5mg)보다 월등하다. 중금속과 활성산소를 몰아내는 효과가 있다. 향이 너무 강해서인지 자극적인 음식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대개 국이나 떡에 넣어 먹는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구완회 기자(프라이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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