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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생이 주도하는 고령화 사회] 선진국에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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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고령자 고용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시도 중이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출생률이 급격히 올라가는 '베이비붐'이 발생했다. 이들 베이비붐 세대에 의해 2000년부터 2010년에 걸쳐 55~64세층이 급격히 늘어났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미국은 이미 1967년에 '고용에 관한 연령차별금지법'을 제정해 나이를 이유로 들어 고용차별을 못 하도록 했다. 기업은 경험이 많은 고령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비영리 조직은 능력이 검증된 고령 인력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구직 알선 서비스를 제공, 고령 고용을 촉진한다.

미국 전역을 포괄하는 TV쇼핑 프로그램 방송업체인 홈쇼핑 네트워크는 고객의 전화주문 접수 업무를 55세 이상의 고령 근로자에게 맡긴다. 모텔체인인 '데이스 인'의 통신센터에서 일하는 인력은 주로 50세 이상의 고령자다. 미국 은퇴자협회는 전국 33개주에 총 102개의 지역사회 서비스 프로그램을 개설해 고령자들에게 취업교육을 한다.

일본에서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고령 근로자의 고용을 연장한다. 일본에서는 2003년 현재 근로자의 평균연령이 40.3세로 나타나는 등 근로자의 고령화가 심각하다. 젊은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노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고령 인력을 활발히 활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기업들은 기능 전수를 위해서도 고령 인력의 재고용을 늘리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는 2001년 4월 기능직 사원 3400명을 대상으로 60세 정년 이후 재고용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부터는 정년 퇴직자들을 전원 계약직으로 재고용키로 했다. 정년 퇴직자의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기능을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도요타는 이렇게 재고용한 고령 근로자를 '숙련 파트너'로 부르며 최장 63세까지 고용을 연장한다. 다카시마야 백화점도 정년 퇴직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재고용하는 '중.고령자 지원제도'를 운영한다. 50세 이후의 직무형태를 수퍼세일즈.전문촉탁원 등 7개 코스로 구분해 정년이 되기 전에 원하는 코스를 선택하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유럽에서는 고령자 대책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프랑스의 경우 1990년대 장기불황으로 실업률이 10%를 웃돌면서 정책의 초점은 청년실업 해소책에 집중됐다. 더불어 고령 노동자의 조기퇴직을 유도했다. 그러자 연금 지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연금재정의 위기를 맞게 됐다. 프랑스 정부는 뒤늦게 다시 고령자의 고용을 늘리는 정책을 추진 중이나 조기 퇴직문화에 익숙한 국민에게 잘 먹히지 않고 있다. 다만 항공기제작업체처럼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업은 고령의 숙련근로자들이 계속 근무하도록 고용연장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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