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00억대 빌딩, 없어 못 팔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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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의 빌딩. [중앙포토]

부동산 시장이 대체로 침체한 가운데 '따로 노는' 곳이 있다. 서울 강남권의 70억~150억원대 빌딩 시장도 그 중의 하나다. 이곳에선 수요가 공급(매물)을 웃돌고 있다. 20억~50억원의 근린상가가 법원 경매에 넘쳐나는 것과 대조적이다.

㈜DK에셋 유성식 팀장은 "돈 많은 투자자들이 경기 변동에 민감한 중소형 근린상가보다 비교적 임대가 잘 되는 고가 빌딩을 찾고, 빌딩 보유자들도 수익이 안정적이어서 매물을 잘 내놓지 않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역삼.논현.청담동 등 강남권 대로변의 5~10층 건물은 사려는 대기자가 많지만 매물이 적다. 주로 연면적 1000~2000평짜리인데, 연수익률이 6~7%인 매물은 거의 없다. 빌딩.상가 전문 업체 예성에셋 심욱연 사장은 "100억원 이상 건물을 사달라는 고객이 20명이 넘지만 나온 매물은 5개도 안 된다. 게다가 쓸만한 매물 찾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부자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은행 PB센터도 이런 매물을 찾느라 바쁘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은 "고객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고가 빌딩에 관심을 갖는 추세"라며 "쓸만한 매물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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