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토지 경매 다시 달아오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한동안 잠잠하던 법원 토지경매시장이 다시 들썩일 조짐이다. 개발 재료가 있는 수도권.충청권과 연천.철원 등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감정가의 두세배에 이르는 고가 낙찰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판교 신도시.재건축 등 주택을 겨냥한 2.17 부동산대책이 나온 뒤 고가 낙찰이 늘었다.

경매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거용 부동산에 다시 규제의 칼을 세우자 일부 투자자가 토지 경매로 고개를 돌리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충남 공주시 정안면 임야 2160평은 39명이 경쟁한 가운데 감정가(939만원)의 10배가 넘는 1억원에 주인을 찾아갔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1064%로 올 들어 최고치다. 이 물건은 지난해 8월 토지경매 사상 경쟁률(98대 1)과 낙찰가율(1309%)에서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결정으로 낙찰자가 잔금 납부를 포기해 이번에 다시 입찰에 부쳐졌다.

지난달 21일 충남 금산군 복수면 논 437평은 첫 입찰인데도 28명이 몰려 감정가(7364만원)의 208.4%인 1억535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같은 날 충남 당진군 송악면 논 678평도 11대 1의 경쟁 끝에 감정가(7843만원)를 훌쩍 넘긴 1억360만원에 낙찰됐다.

하루 뒤인 지난달 22일 경매에 나온 경기도 평택시 포승면 밭 699평은 감정가(4643만원)의 두 배가 넘는 1억780만원에 주인이 결정됐다. 이 물건도 첫 입찰에 17명이 경합했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토지 경매는 이달 초까지 안정세를 보이며 강원도 철원, 경기도 연천 등 접경지역에만 투자자들이 일부 몰렸으나 2.17 대책 이후에는 전국에 걸쳐 '첫 입찰 고가 낙찰'이 느는 추세"라고 전했다.

지난달 18일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밭 1083평은 37명이 몰려 감정가(1억5036만원)의 187%인 2억816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물건도 첫 입찰이었다. 양평군 지제면 밭 408평도 46명이 경쟁해 감정가(2023만원)의 세 배가 넘는 7000만원에 주인을 찾아갔다.

땅 투기 바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연천.철원 지역의 1억원 미만 경매 물건에도 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논 1419평은 25명이 경쟁한 끝에 감정가(2954만원)의 335%인 9910만원에 낙찰됐다.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도창리 밭 366평도 감정가(2220만원)의 2배인 4859만원에 낙찰자가 결정됐다.

지지옥션 조성돈 차장은 "농지는 매각결정기일(낙찰일로부터 7일)까지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법원에 내야만 낙찰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종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