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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 지재권 공방 결국 법정으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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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미국의 세계 최대 게임개발 업체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MBC게임’ 등 국내 케이블TV 채널에 지적재산권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이다.

폴 샘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제5회 ‘블리즈컨 2010’ 행사장에서 “MBC게임은 오랜 기간 라이선스 없이 스타크래프트(스타) 리그를 운영하고 방송을 중계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한국e스포츠협회와 케이블TV 채널 ‘온게임넷’도 소송 대상이다. 이들과 수년간 지재권 협상을 벌여 왔지만 진척이 없어 강경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스타의 지재권을 둘러싼 갈등은 2007년 시작됐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국내 방송 사업자들에게 스타 게임리그 방송중계권을 판 것이 계기였다. 블리자드는 이것이 “게임 개발사의 지재권을 명백히 침해한 행위”라 주장했지만, e스포츠협회와 방송사들은 “협회가 국내 시장을 키워놓으니 이제 와서 과도한 요구를 한다”며 반발했다.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5월 블리자드가 곰TV 운영사인 그래텍에 스타 관련 독점 라이선스를 주면서 갈등이 더욱 커졌다.

 e스포츠협회의 김철학 사업기획국장은 “e스포츠는 이미 다른 스포츠들처럼 대중이 보고 즐기는 공공재적 콘텐트”라며 블리자드 측의 양보를 요망했다. 하지만 샘스 COO는 “스타는 사기업이 돈과 인력을 투입해 만든 제품으로, 소유권과 수익을 얻을 권리가 블리자드에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e스포츠계는 이 문제가 원만히 풀리길 기대한다.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인 ‘플레이포럼’의 박명기 편집장은 “블리자드는 한국의 e스포츠가 게임 프로모션에 기여한 점을 인정하고, e스포츠협회 또한 스타의 상업적 활용에 대해 개발사와 하루빨리 합의점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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