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TBC(동양방송) 시간여행] 15회 신진자동차 ‘코로나’

중앙일보

입력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의 자동차 전 세계 판매대수가 도요타ㆍGMㆍ폴크스바겐그룹ㆍ포드에 이어 글로벌 톱5에 올랐죠. 올해 매출만 160조원이 될 것이라고 하니 정말 그 저력이 대단합니다. 또 지난 9월엔 국내 첫 양산형 고속전기차인 현대차의 ‘블루온’이 공개돼 화제가 됐습니다. 이렇게 국내 자동차 산업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40여년 전, 우리나라의 자동차는 어땠는지 동양방송의 옛 영상물로 보는 ‘TBC 시간여행’ 그때로 떠나보시죠.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50년대 중반에는 군용트럭을 개조해 만든 ‘쓰리쿼터’와, 드럼통을 두들겨 만든 ‘시발택시’가 민간의 주요 운송수단으로 쓰였죠. 이후 새나라자동차가 설립돼 ‘새나라’라는 이름의 일제 승용차가 등장했지만 외환 사정의 악화로 문을 닫게 됐습니다. 이후 1966년 신진자동차의 ‘코로나1500’가 첫 선을 보였는데요. 부산에서 자동차 조립공장을 하던 신진공업사의 김창원씨가 ‘새나라자동차’를 인수한 것입니다.

신진자동차는 일본 도요타와 기술ㆍ부품제휴로 ‘코로나1500’ 시판에 들어갔습니다. 도요타에 의지해 코로나의 국산화율은 20%정도였지만 국내 승용차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 자동차 판매가는 83만원 정도, 한국의 GDP는 1893달러로 56만원 가량 됐는데요. 이 정도면 상당히 비싼 물건이었죠.

첫 해엔 3600대가 생산됐는데 6년 뒤인 72년 11월까지 4만4248대가 나왔으니 성장 속도도 실로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부터 코로나의 엔진은 멈췄습니다. 중국이 대만과 국교를 맺고 있는 나라와 관계를 맺는 나라까지도 거래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주은래 4원칙’을 발표하자 중국 진출을 염두한 도요타가 국내에서 철수한 것이죠.

같은 해 신진자동차는 GM과 합작으로 ‘시보레’와 ‘레코드’ 양산에 들어갔지만 4년 뒤 한국 측 지분을 산업은행이 인수했습니다. 이후 새한자동차로 회사명을 바꾸고 대우그룹에 넘기게 됐습니다.

코로나는 이렇게 막을 내렸지만 비슷한 시기에 현대가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어 미국 포드와 기술제휴 및 조립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포드의 인기 차종인 ‘코티나’를 내놓았습니다. 현대는 국산화에 성공한 ‘포니’의 신화를 이어가게 됐죠. ‘TBC 시간여행’이었습니다.

글=이지은 기자, 영상=최영기 PD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