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42달러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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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원유의 70~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국제유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42.68달러로 직전 거래일보다 0.69달러 올랐다. 이는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0년 11월 24일의 42.25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두바이유 현물 거래 사상 최고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 4월 인도분 선물이 배럴당 51.75달러에 거래됐고 런던에서 거래된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50.06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한 원인에 대해서는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과 고유가 장기화의 징조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은 폭설 등 미국 동북부 지역의 한파로 인해 최근 석유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에 유가가 급등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고유가 추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세계 최대의 석유업체인 미국 엑손모빌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 수요가 현재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엑손모빌은 28일(현지시간) "2030년까지 세계 경제가 연간 3%씩 성장하고 석유 수요는 매년 1.5%씩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도 최근 "수급상황 등을 볼 때 올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40~50달러선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시장전문가들의 올해 전망치 40달러보다 높은 수준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 같은 유가수준을 희망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OPEC 의장인 알 사바 쿠웨이트 석유상은 곧바로 "현재 유가는 매우 높은 상태고 OPEC는 원유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감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국석유공사 구자권 해외조사팀장은 "최근 유가 급등은 미국 동북부 지역의 한파로 난방유 등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달러화 약세에 따라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시장에 헤지펀드 등의 투기자금이 유입된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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