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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싸움에 끼인 신흥국들 “환율전쟁 그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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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미·중의 환율 싸움에 낀 신흥국이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국제사회의 합의를 통해 환율전쟁의 확전을 막자는 취지다.

 귀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18일 외국인 투자자가 브라질 채권에 투자할 때 물리는 금융거래세(IOF) 세율을 4%에서 6%로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앞서 4일 IOF 세율을 2%에서 4%로 인상했다. 이런 조치에도 외환 유입이 지속되고 헤알화 강세도 꺾이지 않자 한 달 만에 다시 강공책을 내놓은 것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잘못이 있는 만큼 한 발짝씩 물러서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칠레의 펠리프 라레인 재무장관은 18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과 미국 행보를 동시에 비판했다. 그는 “환율 논쟁의 파장은 미·중 양국을 넘어서는 문제”라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시아와 남미의 신흥시장이 특히 타격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흥국들의 급박한 사정을 반영한 듯 국제통화기금(IMF)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자본통제의 유용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태도를 취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도미니크 스토로스 칸 IMF 총재는 전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회의에서 “급격한 자본유입으로 외환 대출시장에 거품이 생길 경우 자본통제도 해결책 중 하나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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