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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34, 남 36인치 허리둘레 넘으면 성인병 조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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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허리둘레가 남자 36인치(90㎝), 여자 34인치(85cm)를 넘으면 이미 성인병에 돌입했다는 의심을 해야 할 것 같다.

영동세브란스 병원 안철우(내분비내과)교수팀은 성인남녀 824명을 대상으로 복부비만과 대사증후군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허리둘레가 남자 36인치, 여자 34인치가 넘는 사람에게서 성인병 전 단계인 대사증후군이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8일 발표했다. 안 교수팀은 복부비만이 없는 사람의 경우(남녀 평균 허리둘레 기준 28인치)를 1로 잡고 대사증후군위험도의 증가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의 경우엔 허리둘레가 34인치가 되면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5배, 38인치에선 7.1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경우엔 허리둘레가 31인치인 여성은 기준치 여성에 비해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17.1배, 37인치인 여성은 33.5배나 높았다.

대사증후군은 음식으로 먹은 포도당이 에너지로 쓰이지 못하고 혈액 속에 떠돌아다니는 것으로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뇌졸중.심장병 등의 원인이 된다.

그동안 국내에선 미국의 복부비만 기준치(남 41인치, 여 35인치)를 따라오다 2000년부터 서태평양지역 기준치(남 36인치, 여 32인치)를 새롭게 적용해왔다. 그러다 보니 정상치로 나온 여성에게 대사증후군 진단을 내리는 오류를 범해왔다. 대사증후군은 키와 관계없이 복부비만을 진단 기준으로 삼는다.

안 교수는 "서구인에 비해 덩치가 작고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한국인에게 서양의 진단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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