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총장·보직교수 "입시 부정 책임" 총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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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강대 입시부정과 관련해 총장직 사퇴를 밝힌 유장선 총장이 머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서강대 유장선 총장이 24일 이 대학의 입시부정 사건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유 총장은 이날 발표한 대국민 사과성명에서 "서강의 자랑스러운 전통은 큰 상처를 입고 도덕성이 실추됐다"며 "대학을 대표하는 총장으로서 부끄럽고 불행한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퇴의 뜻을 밝혔다. 서강대 각 단과대 학장 등 보직 교수 17명도 이날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

유 총장은 검찰 수사에서 전 입학처장 김모(경제학부)교수가 자신의 아들을 이 대학 경제학부에 합격시키기 위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자 사퇴했다. 수사 결과 김 교수는 지난해 7월 대입 수시 1학기 영어논술고사를 앞두고 자신의 서강대 경제학과 1년 선배인 국제대학원 임모 교수를 출제위원으로 선정한 뒤 미리 준비한 시험문제와 답안을 임 교수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임 교수 등은 김 교수가 준 문제를 시험에 그대로 냈고, 김 교수의 아들은 이 시험에서 응시자 2600여명 중 유일하게 만점을 받았다.

검찰은 이날 김.임 두 교수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또 부정입학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서강대로부터 최근 5년 동안의 교직원 자녀 입학 현황을 넘겨받았다. 검찰은 이 자료를 토대로 교직원 자녀들의 입학 성적과 고등학교 학생부 성적 등을 면밀히 분석할 방침이다. 서강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서강대에 응시한 교직원 자녀는 모두 61명으로 이 가운데 22명이 합격해 재학 중이다.

박성우 기자<blast@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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