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코노미스트 김원용 교수 분석 자세히 소개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87호 22면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경제·경영 학계의 최신 논문이나 분석 결과를 즐겨 기사화한다. 창간 취지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경제원리를 깨우쳐 주기 위해 창간한다”고 선언하면서 1834년 첫선을 보였다. 이런 이코노미스트지의 보도는 논문의 설득력과 현실 적용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 김원용 교수의 ‘제약회사 평판과 신약 인가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상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예를 들어 김 교수의 분석 내용을 소개했다.

“갑자기 수도 배관이 터졌다. 다급한 집주인은 수리공을 불러야 한다. 하지만 누가 뛰어난 수리공인지 불분명하다. 다급한 상황에서 집주인은 주변의 평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김 교수는 ‘좋은 평판을 지닌 기업이 그렇지 않은 경쟁 회사보다 인허가를 빨리 받을 것’이란 가설을 세우고 검증에 들어갔다. 김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990~2004년 사이에 내준 신약 인가 884건을 샅샅이 뒤졌다. 의약 부문의 평가 등을 기준으로 회사들의 평판 점수를 매겼다. 그 결과 평판 순위 상위 15%에 든 기업들이 중간 수준인 회사들보다 6개월 정도 빨리 신약 인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중앙SUNDAY와 인터뷰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신기술을 제한된 시간 안에 샅샅이 분석하고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독 당국은 조직 안팎의 비난을 가장 적게 받는 길을 선택한다”며 “평판이 좋은 회사가 제출한 신약이 FDA의 시험대를 쉽게 통과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김 교수의 말을 빌려 “분석 결과가 감독 당국의 신뢰성에 의문을 품게 할 수 있다”며 “평판에 따라 좌우되는 인허가가 공공의 안전이나 복지를 위해 좋은지는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정보의 불확실성을 피할 수 없는 곳에서는 감독 당국도 어쩔 수 없다”며 “소비자도 제품이나 서비스를 살 때 평판에 크게 좌우된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